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0 06:00 (토)
흉터-고혈압 연관성 규명…난치성 흉터치료 새 전기

흉터-고혈압 연관성 규명…난치성 흉터치료 새 전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6.07 11:3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은영 가톨릭의대 교수팀, 국제의학저널·국제창상학회지 논문 발표
다양한 제형 항고혈압제 활용 동물연구 잇따라 성과…치료효과 뚜렷 
흉터 억제 다양한 경피적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 국책과제 선정

나은영 은평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나은영 은평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

국내 연구진이 수술이나 외상·화상 등으로 몸에 남는 병적인 흉터를 근본적으로 억제, 치료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잇따라 제시하며 난치성 흉터치료를 위한 새 길을 열고 있다. 

나은영 가톨릭의대 교수팀(은평성모병원 성형외과)은 항고혈압 약제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는 흉터억제 동물연구를 통해 흉터와 고혈압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흉터치료 한계를 뛰어넘는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 교수팀은 쥐와 토끼의 흉터를 이용한 연구를 시행해 그동안 가설로만 존재했거나 연결 고리가 명확치 않던 흉터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밝혔다. 

연구팀은 정상혈압 쥐와 고혈압 쥐를 ▲정상혈압군 ▲정상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 ▲고혈압군 ▲고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 등 모두 4개 그룹으로 나눠 쥐에서 발생한 흉터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혈압군에서 피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튀어나오는 흉터 돌출지수가 정상혈압군보다 높았다. 또 고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에서 흉터 돌출지수를 비롯 흉터 관련 모든 지표가 정상혈압군 보다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혈압 약제를 활용하는 방법에서도 흉터 억제에 차이가 나타났다. 

토끼의 비후성 반흔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고혈압 약제의 활용 형태에 따라 토끼를 다섯 군으로 분류해 흉터 치료의 양상을 분석 결과, 고혈압 약제와 실리콘을 연고 형태로 함께 사용한 군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흉터가 억제됐다.

나 교수팀은 과거 연구에서도 고혈압 약제 마이크로입자를 함유한 실리콘 시트를 토끼 흉터 연구에 적용해 흉터 억제 기전을 확인했다. 

흉터란 손상된 피부가 치유되며 남는 흔적이다. 외상 및 화상 또는 각종 질병의 치료를 위한 수술이나, 미용 수술 과정에서 피부의 진피층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 비정상적으로 피부조직이 증식하면서 튀어 올라오는 병적인 흉터가 남는다. 

이런 병적인 흉터는 난치성 질환으로 신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가려움과 통증 등을 유발해 삶의 질에 영향을 주고, 환자들의 자신감을 낮춰 심리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수술 결과가 좋더라도 흉터가 심하게 남는 경우 수술 자체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병적인 흉터 치료는 피부 이식과 피판술 등 수술적 치료, 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하는 주사요법, 실리콘이나 양파추출물 등을 바르거나 붙이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잦은 재발과 피부 합병증, 적은 치료반응으로 인해 확립된 치료 방법이 없었다. 또 성장인자 등 각종 약제를 활용한 접근이 있었으나 투여 경로와 농도에 대한 기준이 없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병증 없이 흉터 억제 효과를 유도하는 고혈압 약제 발굴 및 적정 농도 확보를 위한 연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흉터 부위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경피적 약물전달 시스템(Transdermal Drug delivery System·TDS)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나은영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는 흉터와 고혈압과의 연관성을 더욱 명확히하고 약제를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로 개발해 인체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흉터는 남기는 것이 아닌 꼭 치료해야할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사회 경제적으로 환자들이 얻을 이익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은영 교수팀의 연구들은 SCI 국제학술지 <국제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Sciences)과 <국제창상학회지>(International Wound Journal) 최근호에 연이어 게재됐으며, '항고혈압 약제 투여 경로에 따른 병적 흉터 치료에 대한 기전 연구 및 경피적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을 주제로 2022년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