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의사면허취소 후 재교부 기준에 대한 고찰
법률칼럼 의사면허취소 후 재교부 기준에 대한 고찰
  •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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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적 기준 내세워 부당하게 면허 재교부 거부시 의사 행정소송 부담
객관적·합리적 기준 근거 면허 재교부 여부 결정 방안 진지한 모색 필요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2012년경 서울의 한 병원 원장이던 전직 의사 A씨가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해 지인이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했고, 당황한 A씨가 시신을 한강공원 주차장에 유기했다가 자수한 사건이 당시 여러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다.

A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져 마약류관리법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사체유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2013년 6월 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4년 7월 A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했는데 재교부 제한 기간인 3년이 지나자 A씨는 2017년 8월 재교부를 신청했으나 보건복지부가 계속 재교부를 거부하자 A씨는 2021년 3월 '오랜 기간 자숙하면서 깊이 반성했음에도 재교부 거부로 인한 불이익이 너무 크고 가혹하다'는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A씨가 중대한 과오를 범했지만 개전의 정이 뚜렷해 재기의 기회를 줘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면서 A씨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했다.

위 사건에서 A씨는 마약류관리법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의료법 제8조의 의료인결격사유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필수적 의사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A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는 반면에 의료법 제65조 제2항에서는 3년 후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할 경우 재교부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고, 재교부가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개전의 정이 없다면 영구적으로 재교부를 거부할 수도 있는데, A씨의 경우는 개전의 정이 뚜렷하기 때문에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는 취지이다.

A씨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비난가능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법원의 판시처럼 A씨에 대한 의사면허 재교부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개전의 정이 없다면서 계속 거부하는 것이 과연 행정기관의 정당한 행정행위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의료법에는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재교부할 수 있다고 해 재교부 여부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한 없는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의사에게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는 사실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인가? 

개전의 정이라는 것은 정량적 기준이 아닌 정성적 기준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이 충분히 개입될 수 있고, 그러한 까닭에 보건복지부 입장에서는 의사 개인의 개전의 정보다는 당시 여론이나 사회적 분위기, 행위에 대한 대중의 비난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참작해서 의사 개인에 대한 면허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종래에는 3년 재교부 기간이 경과하면 재교부 신청 시 왠만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도 재교부를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 환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의사면허 취소사유에 포함시켜야 한다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기만 하면 의사면허를 취소시켜야 한다는 등 의사면허 취소사유를 확대하고자 하는 내용의 법안발의 움직임이 있게 되자 보건복지부에서도 의사면허취소 후 재교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언급한 A씨 사건의 경우는 과거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기 때문에 기간을 경과했다는 이유로 재교부를 해줄 경우 극심한 여론의 비난과 반대, 환자단체 등의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에 A씨에게 실제 개전의 정이 있었는지는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는데 크게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재교부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개전의 정 여부를 사법부의 판단으로 넘길 수밖에 없도록 재량권을 부당하게 행사했다고 판단된다.

필자의 의뢰인 중에도 면허취소 후 3년의 재교부 기간이 경과하고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과거 해당 의사가 면허정지처분도 받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에서 계속 재교부를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

그런데 과거 면허정지처분 사실은 현재의 개전의 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자의적 기준을 내세워 계속 부당하게 재교부를 거부한다면 해당 의사는 자신의 개전의 정을 입증하기 위해 결국 행정소송을 해야만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사면허는 의사에게는 힘든 의과대학 공부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자 직업적 자부심일뿐만 아니라 생계유지를 위한 중요한 경제적 수단이다.

물론 의사로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면허취소의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감수해야 마땅한 불이익이겠으나 의사면허가 취소되고 3년 후 재교부까지 합리적 이유 없이 계속 금지된다면 개전의 정이라는 자의적 기준에 따라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가 현저하게 침해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개전의 정이라는 보건복지부의 자의적 기준으로 면허 재교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개전의 정을 판단하기 위해 의사로서 봉사활동 몇 시간 수행과 같은 객관적·합리적 기준을 근거로 면허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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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2022-06-10 12:36:53
먼저 댓글처럼 저 A씨의 경우 밝혀진 내용상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사람을 동료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최소한 의업의 직업적 업무 범위 내에서 명백히 비윤리적이거나 고의성을 바탕으로 의사의 본분에 어긋나도록 사람에게 해를 끼친 자에 대해서는 절대 의사의 자격을 회복시킬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격에 대한 판단을 의사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주장하지 못한다면,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만 낳을 겁니다. 좀더 경각심을 가지고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민의 2022-06-10 12:35:13
합당한 처벌을 받은 후에 면허 회복을 허용되어야 할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아예 그런 자격이 박탈되어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나 의사들 스스로 추구하는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부합하는 의사의 자격이라는 것을 그러한 법적 기준만으로 분명하게 세울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이 사안에 있어서 그러한 열쇠를 보건복지부가 쥐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이는 사법부의 영역이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의업에 임할 수 있는 자격으로서 '개전의 정'을 공무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수 있을까요? 장관의 판단이면 납득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어떠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일정 기준 이상의 사회 봉사나 기여를 통해서 의사 면허를 재교부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을까요?

livingston 2022-06-09 13:05:31
저 A씨의 범죄 행위는 같은 의사로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당시 투약 내역을 알고 있는 의사라면 저 범죄자의 무지와 그로 인한 피해자의 사망과 그 후 처리에 대해서 같이 분노해야 할 것입니다.
동료 의사라는 이유로 조금도 그의 편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 의협이 나서서 면허 재교부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이 땅에 떨어진 의사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절대 의사 면허 재교부 되어선 안될 의사 입니다. 일말의 죄책감이 있다면 다른 봉사를 하시면서 여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