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교수가 제안하는 낙태 허용 기준은?
산부인과 교수가 제안하는 낙태 허용 기준은?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6.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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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 교수 "임신 10주 이후에는 의학적 사유로만 낙태 이뤄져야"
정부가 낙태 시술기관 선정해 안전한 낙태 시술 환경 마련 제언도
"약물 낙태는 불완전 유산 등 효과와 안전성 우려" 약물 도입 신중
홍순철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홍순철 고려의대 교수(고려대학교안암병원 산부인과)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임신 10주를 기준으로 비의학적 사유와 의학적 사유로 낙태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등 임신주수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는 기준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 안전한 낙태 시술을 위해 정부가 시술 의료기관을 직접 선정하고 보건복지부 내 임신 유지에 필요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상담 기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순철 교수(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는 6월 21일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 주최로 열린 '낙태법 개정안 입법을 위한 세미나'에서 낙태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학적 의견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 허용시기는 임신 6주, 8주, 10주 등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임신 6주차까지는 모든 사유의 낙태를 허용하고, 사회·경제적 사유에 의학 낙태는 허용은 6주 이후 4주간의 기간 동안 낙태에 대한 상담 및 숙려 기간을 더해 임신 10주차까지로 정해야 하며, 임신 10주 이후에는 의학적 사유로 인한 낙태만 허용하도록 해야한다는 것.

홍 교수는 "임신 10주 이후에는 사회·경제적 사유의 낙태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임신 10주 이후 낙태를 고려할 수 있는 사유에는 임신 유지 시 임산부 생명 또는 건강이 의학적으로 심히 위협받는 경우다. 아울러 의학적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산부인과 전문의와 해당 질환 과목 전문의를 포함한 위원회에서 승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2020년 10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임신 14주 이내는 별다른 절차 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15∼24주 이내는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상담과 24시간 숙려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아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홍 교수는 "임신 20주 이후 낙태는 살인이다"라며 "많은 고위험 임산부가 임신 19주 20주, 21주에 조산을 피해 아기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하루하루를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뱃속의 아기 살인에 관한 입법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 중기 이후 약물 또는 시술을 통한 낙태는 골반염, 불임 등 여성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임신 중기 이후 낙태는 신중해야 한다. 여성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6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낙태법 개정안 입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6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낙태법 개정안 입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홍 교수는 낙태 시술 기관을 정부가 선정해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홍 교수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필요하다면, 모든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시술할 수 있도록 입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제한된 의료기관에서 시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인공임신중절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고 정부에서 조건과 자격이 되는 기관을 지정해주는 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과 출산을 종합해 상담하는 기관을 보건복지부 산하에 별도 기구로 만들고, 기관장은 산부인과학회에서 추천하는 덕망있는 의사로 지명하는 등 임신 유지에 필요한 상담을 정부는 제공해야 한다"며 "상담기관 선정은 시술 기관과 반드시 분리,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낙태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낙태에 관한 주요 통계 정보를 매년 보건복지부 장관과 통계청에 제공해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통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약물 낙태 도입에 대해서는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8년 진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서 전체 낙태 경험자 756명 중 74명이 자연유산 유도약 등의 약물을 사용했지만, 이 중 72%가 인공임신중절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 등에서 추가로 수술을 시행한 결과를 인용하며 "약물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 교수는 "여전히 약물 낙태는 불완전 유산 등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최근 국내에 도입하고자 하는 낙태 유도제에는 misoprostol 800㎍이 포함돼 있다. 이는 과거 제왕절개 등 경험이 있는 여성이 잘못 사용 시 자궁파열, 출혈 등의 위험성이 높은 약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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