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아닌 통보"...수가협상 타결한 병협도 불만

"협상 아닌 통보"...수가협상 타결한 병협도 불만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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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당사자로서 상호 동등한 입장서 협상 방안 마련해야"
병·의원 환산지수 역전현상...적정 원가에 기반한 단일 지수 제언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 24일 수가협상 관련 고언 쏟아내

대한병원협회는 2023년 수가협상에서 7개 유형 가운데 가장 먼저 협상에 타결해 2022년 대비 1.6%의 인상률을 받아냈지만 협상이 결렬된 다른 유형과 마찬가지로  "협상이라기 보다는 통보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병협은 지난 2년간 수가 협상이 결렬됐지만  2023년 수가협상에서 2022년 78.4원 대비 1.6% 인상된 79.7원에 건보공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정한 밴드 1조 848억원의 45.6%에 해당된다.

ⓒ의협신문
2023년 수가협상 관련 작심발언을 쏟아낸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하지만 병협 수가협상단장으로 병원 유형의 수가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24일 이번 협상 과정에서의 한계와 향후 수가계약제도 개선과 관련해 그동안 묵혀 뒀던 쓴소리를 쏟아냈다. 송 상근부회장은 "협상이라기 보다는 통보에 가깝다"며 협상 진행방식을 비판했다.  1, 2, 3차 밴드 수준내에서 제시 가능한 수치는 어느 정도라는 통보에 가까운 협상 진행으로 협상의 의미가 없었으며, 밴드 설정 지연에 따른 충분한 협상 기회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입자 위주로 계약을 진행하다 보니 의료현실을 반영하기 어려운 점도 한계로 꼽았다.  송 부회장은 "비용부담 증가에 대한 가입자의 부담은 이해하나 적정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적정 비용 부담에 대한 고려가 부재하고  소비자, 생산자 물가 인상 등으로 의료기관의 비용이 증가되는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 비용 투입 억제에 집중됐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보장성 강화 내용에 대한 정확한 반영이 미비하고, 정부 정책에 따른 진료비 증가 요인에 대한 분석보다는  SGR 모형의 공식과 기존의 산출방법을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앞으로 정부정책에 협조하면 불이익을 받을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송 부회장은 앞으로 수가계약제도를 개선하려면 적정원가 보상에 기반한 수가계약제도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행 건강보험 급여 수가는 원가 이하, 적정 보전에 대한 논의 없이 물가· 임금 인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인상률을 강요하고 있다"며 "적정 원가를 기반으로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수가계약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원가에 기반해 현행 환산지수를 재산출하거나, 현행 SGR 모형에 '원가보전 지수' 등을 추가해 원가를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 )은 협상시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수치. 수가 1% 인상시 재정소요액 : 약 5479억. ⓒ의협신문
*( )은 협상시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수치. 수가 1% 인상시 재정소요액 : 약 5479억. ⓒ의협신문

아울러 병원과 의원 수가 역전 현상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의원의 수가가 병원보다 높아진 수가 역전 현상으로 인해 지불 보상체계의 붕괴 및 의료진의 이탈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병·의원 환산지수 단일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가역전 해소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형태의 단순 숫자상의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적정 원가에 기반한 병·의원 단일 환산지수의 마련을 제언했다.  
감염병 확산 등 사회적 위기 상항을 고려한 별도의 협상 기준 마련도 촉구했다. 코로나 대응으로 2021년도 병원의 진료비가 증가한 것과 손실보상을 가입자가 문제 삼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메르스, 코로나19 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기마다 진료비에 큰 변동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감염병 위기 상황에는 진료비 증감이 아닌 물가, 임금 인상 등의 인상률을 반영하는 별도의 기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부회장은 마지막으로 "협상 마지막날 밴드 확정 후 협상을 진행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밤샘 협상 및 인상률 통보식의 협상을 개선하기 어렵다"며 "계약당사자로서 상호 등등한 입장에서 협상 진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는 5월말까지 진행된 2023년 수가협상에서 7개 유형 가운데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해 2022년 대비 1.6%의 인상률을 받아들였지만 협상이 결렬된 다른 유형과 마찬가지로 "협상이라기 보다는 통보에 가깝다"며 "계약당사자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밴드를 사전에 설정하고, 설정 밴드 이상의 재정 투입에 대해 건보공단 협상단에 일정부분 재량권을 부여해 통보가 아닌 실질적인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 전체 밴드 공개시에라도 밴드 설정 사유 등에 대한 안내 과정을 진행해 수가협상 상대방인 의료공급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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