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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의 슈바이처 최영아 전문의, 제10회 성천상 수상
노숙인의 슈바이처 최영아 전문의, 제10회 성천상 수상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22.07.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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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노숙인 위한 참 인술 펼쳐...9월 21일 시상식
빗물 섞인 밥 먹는 노숙인 보고 의료봉사의 길 결심

JW그룹의 공익재단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제10회 성천상 수상자로 최영아 서울시립서북병원 내과전문의(52세)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사회에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을 발굴하려고 2012년 제정했다. 음지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인류 복지 증진에 공헌한 참 의료인을 매년 1명씩 발굴하고 있다.

최영아 전문의는 '의사는 가장 병이 많은 곳에 가야한다'는 사명감으로 20여 년간 노숙인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면서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천상을 받았다.

1989년 이화의대에 입학한 최 전문의는 예과 2학년 길가에 주저앉아 폭우 속 빗물 섞인 밥을 먹는 노숙인을 목격하고는 열악한 환경과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노숙인의 현실이 가슴 아파 자신의 일생을 노숙인 돕기에 바치기로 결심했다.

2001년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20년이 넘은 현재까지 노숙인 치료의 여정에 있다. 청량리 뒷골목에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다일천사병원'을 2002년 세우고 의무원장을 맡았다.

당시 이 병원의 유일한 의사로 병원 인근 사택에서 생활하며 밤낮없이 노숙인을 돌봤다. 진료 환자는 하루 100명이 넘었는데, 월급은 100만원에 불과했다.

최 전문의는 안정적인 의사의 삶을 누리는 대신 노숙인, 독거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를 이어갔으며 자선병원, 비영리법인 설립에도 앞장섰다.

2004년부터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풀타임 자원봉사 의사로 근무했다. 당시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믿고 2009년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는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내 '다시서기의원'을 설립하고 여성 노숙인 쉼터인 '마더하우스'를 만들었다. 노숙인의 전인적 치료를 위해 연세대 대학원에서 인문사회의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14년간 진료한 노숙인의 질병을 분석해 사회의학 전문서 <질병과 가난한 삶>을 2015년 출간하고 노숙인의 진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2016년에는 재활과 회복을 돕는 '회복나눔네트워크'도 만들었다.

최 전문의는 2014년 자선병원 도티기념병원 내과 과장을 거쳐, 2017년부터는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노숙인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최영아 전문의가 안정된 생활을 선택하는 대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을 위해 평생 인술을 펼쳐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21일 JW중외제약 본사(서울 서초동)에서 열린다.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뒤 '국민 건강에 필요한 의약품이라면 반드시 생산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1959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치료 의약품 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 평생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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