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숙 지음/꿈꿀자유 펴냄/1만 7500원
자폐성 장애를 지닌 아들과 늘 아이의 곁이 돼 주는 엄마. 그들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장애인인권교육 활동가와 유엔아동권리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채영숙 씨가 쓴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가 출간됐다.
지은이인 엄마는 세상에 말을 건넨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것, 머뭇거리며 망설이는 것은 어떤 말로 그들을 위로하며, 어떤 몸짓으로 그들에게 사랑을 보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해서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엄마는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붙였다.
"우리를 좀 도와주세요, 당신의 이해가 필요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제야 엄마와 아이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들은 지금도 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에게 다가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먼저 다가서는 것이 서로를 공감하는 데 빠르고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와, 세상과 씨름하며 하루하루 살아낼 일이 무섭고 막막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저 세월이 빨리 흐르기만 바랄뿐이었다.
"내 나이가 오십이 되고, 아이도 스무 살이 넘으면 생지옥 같은 삶에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청년이 되면 홀로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나 무지한 엄마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엄마는 미리 겁먹고 언제 저 산을 오르나 한탄하며 주저앉아 있을 때도 아이는 저 혼자 세상과 부대끼며 한걸음씩 걸음을 옮겨 나이도 먹고 몸도 자랐다. 이젠 필요한 것을 띄엄띄엄 말로 표현하고, 싫은 것은 똑 부러지게 거부한다. 자존감이 커지고 자기 주장도 생겼다. 그리고 엄마도 아이의 장애를 온전히 인정한다. 더 이상 허망의 꿈을 좇지 않는다.
이 책은 힘겹지만 행복했던 아이와 엄마의 기록이다.
모두 6부로 구성됐다. ▲차라리 아이를 데려가세요, 하나님! ▲천사 엄마? NO, 전사엄마 ▲호민이는 성장 중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 ▲어울려 살아가는 길 ▲땅만 보며 무작정 한 발짝씩 등을 중심 얼개로 아이와 엄마의 사랑스런 숨결에 스며들게 한다(☎ 070-8226-1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