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 의료인력 실태=의사 수 확대 근거? "해석에 달렸다"

인터뷰 전국 의료인력 실태=의사 수 확대 근거? "해석에 달렸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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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전경 과장 "단순 증원 차원 넘어, 수급 계획·처우 개선 함께 살필 것"
지방 의대 신설 추진 활용? "데이터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 듣겠다"
신영석 박사 "간호사 장롱면허 감소, 간호대 정원 확대도 영향"

(왼쪽부터)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의협신문
(왼쪽부터)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지난 7월 7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른 것으로, 관련 개정 이후 첫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실태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연구책임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 주관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보건복지부의 면허·자격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격·부과자료 등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총 201만명의 보건의료인력 활동 현황을 파악했다.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는 자료 발표 2일 전인 7월 5일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과 조사를 이끈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만나 이번 실태조사와 관련한 설명과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신영석 박사는 이번 실태 조사와 관련, '의사 수 증원 논리로 활용되지 않을까'라는 의료계 우려에 대해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개인적 소신과 상관없이 자료만을 토대로 했다"고 강조했다. 

차전경 과장은 "단순히 의사 인력 증원 차원이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 전반의 수급 계획, 처우 개선 문제 등을 함께 살피겠다"며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와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기본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지역 의대 신설 근거로 활용되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번 조사는 정말 기초적인 데이터 그 자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의견 수렴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정리했다.

[일문일답]

Q.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와 관련, 의사 수 확대 논리로 활용되지 않겠느냐는 의료계 우려 목소리가 있다.

신영석 박사: 실태조사는 그대로 결과가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다. 이면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자료를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전경 과장: 과학적·근거 기반의 보건의료인력 정책을 하겠다는 것이 조사의 목적이다. 필요한 경우 (조사 결과와 관련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사 인력 증원 차원이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 전반에 대한 수급 계획이나 처우 개선 문제 등을 함께 살펴야 할 것으로 본다.

Q. 하지만 우려 목소리가 크다. 의사 수 확대를 위한 근거 만들기라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영석 박사: 개인적인 소신과 상관 없이 자료를 토대로 했다. 자료 해석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만약 개인적인 의견을 물어보면 별도로 답을 드릴 순 있다. 나는 오히려 일관되게 의사 인력 확충에 반대해왔던 사람이다. 그 이유가 비용 관점에서였다. 몇 년 전에 조금 바뀐 게 우리나라가 향후 현행 체계로 지속 가능한지, 어떻게 지속 가능하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보건의료체계가 바뀌어야 할 시점은 10년 후쯤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지불보상체계나 의료전달체계 등을 검토해야 할거다.

Q. 임금 통계와 관련해, 의사 근무 시간은 일주일에 5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간호사 평균 근무시간 37시간과 단순 비교가 타당하다고 보나?

신영석 박사: 청구와 관련 없는 직종은 어디에서도 관리하고 있지 않다. 통계는 보험료 부과 자료를 토대로 했다. 예를 들어, 보험료를 내고 있지 않은 분들은 활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런 정도 수준인데 그것도 정확하게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 몇 가지 직종은 이 부분에서 파악하기가 조금 어렵다. 추후 이러한 직종에 대해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Q. 이번 조사에서 근로시간, 근무 만족도 등을 조사한 설문조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의사의 경우 140명으로 인원이 다소 부족했다. 이를 확대할 계획이 있나?

차전경 과장: 의사 설문조사와 관련해서는 대한의사협회나 대한병원협회, 각 지역에도 모두 도움을 요청했다. 또 정부로서는 답변 기간을 2배로 늘리기도 했다. 많은 분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많은 답변은 되지 않았다. 다음에는 이 조사가 중요하다는 점을 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면 한다. 근무 만족도나 개선점 등을 정부가 들어보려고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

Q. 지역별 근무 의사 수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지방 의대 신설 추진에 이번 자료를 활용할 건가? 

차전경 과장: 어느 나라나 지역별로 편차가 없는 곳은 없을 거다. 대도시에 인력이 몰리는 현상은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난다. 또 과거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다. 과거 자료를 보니 그때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번 자료는 정말 기초적인 데이터 그 자체다. 이를 바탕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데이터를 통한 전문가 의견을 들으면서 계획을 세워나갈 생각이다.

Q. 임금 격차가 표시과목별로 차이가 상당히 크다. 파장이 있진 않을까?

보건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 표시과목별 임금 격차는 개원의 대상으로 한 거다. 흉부외과 전문의 임금의 경우, 설문 대상이 워낙 소수고, 응답자도 워낙 소수여서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Q. 자료에 보면 여성 의사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차원의 공중보건의사 감소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차전경 과장: 아마 그래야 할 것 같다. (보건의료정책) 기본 계획이건 종합 계획이건, 이번 자료는 가장 기초가 되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의료인력 양성문제와 함께 공공 의료도 함께 포함될 거다. 필수의료 역시 함께 계획 수립 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Q. 의사 평균 연령이 전체적으로 늘었다. 원인이 뭐라고 보는가?

신영석 박사: 의사의 경우 4.1세 정도가 늘었다. 근속 기간이 늘었거나 인구 구조의 변화 등의 원인이 있을 걸로 본다. 또 보건의료 인력 전체가 계속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그러니까 2010년도 의사들의 평균 연령 대비 2020년도의 평균 연령이 이렇다는 자료다. 의사들의 경우, 퇴직 연령이 높다. 우리 전체 수명이 늘어나면 의사들도 당연히 평균 연령이 올라가지 않았겠느냐고 보고 있다.

Q. 요양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비율이 55.3%로 50%를 넘겼다. 어떤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신영석 박사: 최근 간호대 입학 정원이 늘어났고, 신규 졸업 간호사들이 엄청나게 많이 배출됐다. 그런데도 평균 연령이 3.3세가 늘었다. 전체적인 종사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장롱 면허'라 불리는 비활동 비율이 낮아졌다. 실제 활동 인력이 늘어났고, 50% 이상이 요양기관에서 근무 중이고, 20%가 비요양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70% 이상은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태움 문화' 등 사회적으로 지적이 많이 됐던 부분이나 교대 근무, 간호사 교육 문제 등에 대한 정책적 개입 역시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Q. 간호대 정원을 늘린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됐다는 건가?

신영석 박사: 아무래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Q. 보건의료인력 증가율과 관련,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의료이용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신영석 박사: 보장성 강화 정책은 2004년부터 5년 단위로 계속 계획해 왔던 것이다. 보장성 확대가 되면 당연히 이용량은 늘어난다. 아쉬운 점은 그간 보장성 강화 정책과 의료 인력 수급 정책이 매칭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는 거다. 이는 동시에 가야 한다고 본다. 

Q. 향후 계획이 있다면?

차전경 과장: 인력 정책이 좀 더 근거 기반의 과학적이고, 근거 기반으로, 또 빅데이터 중심으로 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번 조사는 순수한 데이터니까 이걸 기본으로 향후 의견을 수렴해서 기본 계획을 잘 세워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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