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한림의대 교수 "전문가 참여해야 '과학방역'"

정기석 한림의대 교수 "전문가 참여해야 '과학방역'"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2.07.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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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장에 예산·인사 독립권 부여...전문가 영입·보건의료협의체 제안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19일 의료정책최고위자과정 강연

정기석 <span class='searchWord'>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span> 위원장(한림의대 교수·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이 1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에 참석, 'COVID-19 징비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한림의대 교수·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이 1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에 참석, 'COVID-19 징비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코로나19를 비롯한 신종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참여, 근거중심의학(Eevidence Based Medicine) 중심의 방역 대책을 추진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윤석열 새 정부가 지향해야 할 '과학방역'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한림의대 교수·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은 19일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에서 열린 의료정책최고위과정에 참석, 'COVID-19 징비록' 주제 강의를 통해 2020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6차 유행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대한내과학회장·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 2022년 서울대회장·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의료원장 등을 역임한 감염병 분야 전문가다. 

정 위원장은 먼저 1∼6차 유행 당시 방역 대응과정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준비된 검역시스템·신속한 진단검사체계·훈련된 역학조사관·마스크 착용·창의적 검체 채취 환경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아쉬운 점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로 각각 나눠 활동한 컨트롤타워의 혼선과 근거가 없거나 모호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 기준을 들었다. 아울러 사전 준비 부족과 판단으로 백신·치료제·병실·신속 진단키트·마스크 등 수급에 차질을 빚은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손꼽았다. 

중앙 정부·질병관리청과 지자체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간의 연결에 문제가 발생했으며, 국립감염병연구소·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추진 역시 미흡했다는 점도 짚었다.

정 위원장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새 정부가 해야 할 과제로 근거중심의학(Eevidence Based Medicine)에 바탕을 둔 '과학방역'을 강조했다. 

'과학방역'을 '전문가에 의한 근거중심의 방역 정책'으로 정리한 정 위원장은  "질병관리청장이 방역사령탑 역할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상부의 불개입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질병청장에게 예산 우선권과 인사 독립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질병청장이 주관하는 전문가 중심의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방역  정책을 주도하고,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지방청으로 승격시켜 지자체 보건소 및 의료기관을 관리토록 해야 한다"면서 "보건복지부·질병청·국립보건연구원 등 정부 조직에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가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합정보관리원'을 설립해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현장과 본부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정 위원장은 "빅 데이터 활용을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선도적 연구와 방역 관련 자료 생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보건의료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중앙보건의료협의체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소방청 등의 정부기관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간호협회·대한약사회 등 보건의료단체가, 광역 및 기초 지자체 보건의료협의체에는 시도-시군구 보건국, 보건과, 보건소, 지역소방청 등과 지역 1, 2, 3차 의료기관·요양병원·요양원·특수의료기관 등을 비롯해 각 지역 의사회·개원의협의회·병원회·간호사회·약사회·보건단체 등이 참여하는 형태다. 보건의료협의체에서 의료인·병실·응급실·중환자실 등의 수급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정 위원장은 보건부 설립의 필요성도 짚었다. 

"보건과 복지는 학문적으로 독립돼 있고, 별개의 사무"라고 지적한 정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부내 보건분야의 통합 관리를 위해 보건부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보건의료 분야는 공공보건·민간 및 공공 의료·방역 및 검역·보건의료산업·건강보험·R&D·보건의료인력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산업보건·환경보건·학교보건·군장병 보건 등으로 산재돼 있는 보건 분야의 통합 관리를 위해 보건부 독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31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위원장 박상호)은 지난 6월 28일 개강, 11월 8일까지 19주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31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총 64명(온라인 16명 포함)의 수갱생이 등록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보건의료정책 현안과 교양을 중심으로 각계의 명사를 초청, 주경야독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의협신문
제31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위원장 박상호)은 지난 6월 28일 개강, 11월 8일까지 19주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31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총 64명(온라인 16명 포함)의 수갱생이 등록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보건의료정책 현안과 교양을 중심으로 각계의 명사를 초청, 주경야독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의협신문

최고위과정 운영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정재원 의협 정책이사(최고위과정 운영위원회 간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7차 팬데믹이 예상되는 시기에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역 대안과 올바른 해결 방향을 제시한 강의였다"면서 "방역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과 해결책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강생들도 전문가의 참여를 통한 근거중심의 방역 정책을 강조하면서 과학방역 정책 방향을 제시한 정 위원장에게 힘찬 박수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제31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위원장 박상호)은 지난 6월 28일 개강, 11월 8일까지 19주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31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총 64명(온라인 16명 포함)의 수갱생이 등록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보건의료정책 현안과 교양을 중심으로 각계의 명사를 초청, 주경야독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7월 26일(화)에는 '미술작품. 감상을 넘어 소장과 투자까지'(강명하 큐레이터)가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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