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국가 이름 표방 학술지 가운데 '최고'…'IF=7.109'
영상의학 분야 'Korea=높은 진료·연구 수준' 국제적 공인
대한영상의학회 공식 학술지 <Korean Journal of Radiology>(KJR)에 세계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Clarivate Analytics사가 발표한 2021년도 Journal Impact Factor(JIF)에 따르면 피인용지수가 유럽과 미국을 넘어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 2020년 3.5이던 JIF 지수는 1년만에 2배 넘게 늘어 7.109를 기록했다.
피인용지수는 Clarivate Analytics사가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학술지를 대상으로 게재된 논문의 우수성 및 국제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2년 동안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이 1년간 전 세계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얼마나 인용되는지를 수치화한 값이다.
<KJR>의 성과는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영문으로 출간되는 국제학술지이지만 모든 출판 과정이 순수하게 국내 출판사(아이엠이즈컴퍼니·XMLink)를 통해 진행된다. 세계 학술지 시장이 Elsevier나 Springer 같은 거대 출판사들에 좌우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KJR의 약진은 놀랍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다음으로는 <European Radiology>, <American Journal of Roentgenology> 등 유럽과 미국을 넘어 국가나 대륙 이름을 사용하는 학술지 가운데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박성호 <KJR> 편집장(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은 "학술지들이 국제적으로 더 인정받기 위해서 학술지 이름에서 Korean이란 단어를 없애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오히려 Korean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도 훌륭한 학술지로 자리매김해 더욱 뿌듯하다"라며 "영상의학 분야에는 'Korea=높은 진료·연구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고, 어찌 보면 최근 문화예술계의 높은 K 영향력과 비슷한 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어떻게 1년만에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세계적인 국내 영상의학 수준, 공정하고 깊이 있는 논문 심사, 편집, 출판 등 <KJR>의 높은 역량이 두루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COVID-19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박성호 편집장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COVID-19 논문들의 영향이 컸다. 지난 몇 년 간(현재까지도) COVID-19가 전 세계에 걸쳐 가장 중요한 건강·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면서 COVID-19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라며 "COVID-19의 영상진단, 치료경과 및 예후 평가를 위한 영상검사의 소견 및 역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수행됐으며, 이런 연구 결과들은 학문 분야를 넘어 사회적 관심도 높은 내용들이기 때문에 출간된 논문들이 많이 인용됐다. 단기간에 피인용지수가 급상승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COVID-19은 다른 분야 학술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KJR>의 약진이 COVID-19 영향에 한정된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인된 역량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성호 편집장은 "우리나라 영상의학의 높은 수준과 심각한 건강·의료 문제 해결에 의료 전문가 집단으로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KJR>의 높은 역량을 인정받은 의미"라며 "말 그대로 높은 Impact Factor에 부합하는 영향력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민 대한영상의학회장(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은 "대한영상의학회와 <KJR>은 영상의학의 발전을 통해 환자들에게 보다 큰 도움을 주고 환자진료에 있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의료인공지능 분야에서 의학계 선두주자로 활발한 연구와 학술활동을 통해 의료인공지능 관련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인공지능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의료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