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하마평 '김강립' 전 차관 드디어? vs
'과학 방역' 걸맞는 의사·관료 출신 '권준욱' 원장
먼 길을 돌아온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발표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65년생)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65년생)이 내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 임기 시작 100일이 지나도록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다. 공석이 길어지면서 보건복지부는 8월 19일 이기일 제2차관 주도 하에 '장관 없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업무보고 하루 전 브리핑에서 교육부 장관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몇몇 후보자를 검증 중에 있다"며 "이른 시일 내 확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혀 후보자 지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꾸준히 보건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던 김강립 전 처장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으로 후보군이 좁혀졌다는 소식이 들려 관심이 더욱 모인다.
앞서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한림의대 교수, 58년생)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뒤이어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56년생)이 관심을 받았지만 지명이 길어지면서 "지명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장옥주 전 보건복지부 차관(59년생)과 이영찬 전 보건복지부 차관(59년생) 역시 잇달아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국회 및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후보자는 둘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세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김강립 전 처장과 권준욱 원장이 압축돼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의 '후보자 검증' 발언에 뒤이어 나온 국회발 정보라는 점에서 두 후보 압축설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선거국면 시 전 정부에 대한 '방역 실패'를 꼬집은 만큼 전 정부 시기에 방역을 담당했던 인물을 지명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에 '인사 실패'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세 번째 '후보 지명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것이 사실이다. '안전성' 측면을 부각한 관료 출신 유력설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힘을 받은 이유다.
김강립 전 처장은 '관료 출신'으로 인사검증을 이미 경험했다는 강점이 있다. 또 방역 경험이 있다는 점은 현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전 처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 제33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를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과 식약처장을 지냈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을 맡았다.
안정성과 방역 경험이라는 강점을 토대로 첫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지명 전부터 꾸준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희 전 후보자 임명 당시에도 유력 인물로 꼽혔지만 '여성 인선 기조'에 대한 의지가 강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끝에 후보자 지명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
권준욱 원장은 '의사 출신·관료 출신'으로, 현재 정부가 '과학방역'에 초점을 두고 있는 시점에 유리한 후보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정부가 보건복지부 장관 첫 후보에 '의사 출신'인 정호영 경북의대 교수를 지명했던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 중심 방역'을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 권준욱 원장을 지명할 가능성 역시 높아 보인다.
특히 김 전 처장과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인사에 대한 부담도 안정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권준욱 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국 미시건대 역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5급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기술서기관, 보건의료정책과장, 질병정책과장, 공공보건정책관, 건강정책국장을 거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대변인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립보건연구원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