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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8 15:31 (목)
"코로나19 팬데믹 통해 ENT 필수의료 역할 확인"

"코로나19 팬데믹 통해 ENT 필수의료 역할 확인"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8.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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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제2·제3 감염병 상황 대비해야"
상기도감염병 시대…1차, 3차의료 중추적 역할 검증
두경부외과 분야 전문인력 태부족·저수가에 붕괴 위기

■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8월 25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 역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줄 김세헌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뒷줄 왼쪽부터 장전엽 간사(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보험이사(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정만기 홍보이사(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김성헌 총무이사(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8월 25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 역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줄 김세헌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뒷줄 왼쪽부터 장전엽 홍보간사(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보험이사(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정만기 홍보이사(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김성헌 총무이사(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필수의료가 한국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까?

정부는 최근 공공정책수가 도입, 건강보험 지출 개혁 등을 통한 필수의료 지원 방안을 공식화 했다. 소아 중증, 감염, 응급진료, 분만 등에 공공정책수가를 신설해 의료 인프라를 회복하고, 이를 통한 필수의료 질 향상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방점이 찍힌다. 

그런데 필수의료를 전문과 범주에 한정할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 기피과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필수의료 영역은 일부 전문과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기회에 필수의료에 대한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고, 영역과 가치를 확장해 각 전문과 분야 가운데 적절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지원 분야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8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의 역할'에 대한 당위성과 현실적인 고뇌를 토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이비인후과의 필수의료 역할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검증됐다는 판단이다.  

김세헌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질환에서 이비인후과의 역할을 확인시켰다. 국민건강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의료 영역을 맡고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실제로도 코로나 환자의 50%를 이비인후과에서 진료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필수의료 전문과를 지정해서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비인후과는 빠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 과정에서 이비인후과는 진료과정에서 병원 문을 닫게 되고, 낙인까지 덧대지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렇지만 국민 건강이 우선이라는 사명감으로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섰다. 신종 감염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2, 제3의 코로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또다시 사명감과 희생만으로 같은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는 이비인후과의 필수성을 확인시켰다. 1차, 3차 의료 영역에서 이비인후과는 늘 진료의 최일선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처도 컸다. 전국 2600곳의 이비인후과 의원 가운데 75%가 방역조치를 경험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정만기 홍보이사가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 역할'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정만기 홍보이사가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 역할'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정만기 홍보이사(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는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의 역할' 발제를 통해 호흡기감염병 대응 최일선에서 선 이비인후과의 현실과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한 두경부외과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비인후과는 상기도감염병을 최일선에서 막는다. 호흡이 들어오는 가장 첫 번째 관문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그렇다보니 코로나19 상황에서 피해도 컸다. 

급성호흡기감염병은 이비인후과를 직격했다. 코로나19 이전이던 2019년 대비 2021년 현황을 보면 총내원일수(-34.95%), 급여비용(-23.75%), 일평균환자수(-35.95%), 기관당매출(-24.96%) 등 모든 지표가 급감했다.  

정만기 홍보이사는 "이비인후과는 상기도감염병시대에 1차 의료와 3차 의료 영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손실·위험 감수에 대한 인정과 보상이 부족하다. 반복되는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중·장기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한 정책적 지원방안도 짚었다. 전국 2600곳의 이비인후과의원이 적극적인 참여을 원하지만, 별도 대기공간과 환자 동선 분리 등 개설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참여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만기 홍보이사는 "호흡기전담클리닉 개설요건을 완화하고 시설 구비요건에 따른 상응하는 감염예방관리료를 지급하면 된다. 이를 통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적은 규모의 호흡기클리닉 신설을 유도할 수 있다"라며 "최대한 많은 이비인후과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차 의료 영역에서는 두경부외과가 필수의료 역할을 한다. 생명과 직결된 상기도 호흡기 질환 및 응급상황을 전담하고,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의 기계환기 호흡 관리도 맡는다. 또 기관절개수술을 통해 기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두경부외과 몫이다. 

특히 고위험 상황에서 시행하는 코로나환자의 기관절개술은 애로점이 많다. 보호장구 착용으로 의사소통도 어렵고 시야 확보도 쉽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감염위험도 높다. 그러나 중증 상황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 

정만기 홍보이사는 "음압병실이나 음압수술실에서 제한된 전문의 1∼2인이 기관절개술을 전담한다. PPE/PAPR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광원착용도 통용되지 않는데다 수술기구도 직접 준비하고 특수소독까지 해야 한다"라며 "시술 특성상 에어로졸 발생이 많고 기침 반사가 흔하게 발생하다보니 감염 우려가 높고, 수술 전후 위험성도 높지만 중증 상황에 대한 추가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근들어 두경부암 발생도 늘고 있다. 특히 인두암·구강암 등은 급증 추세다. 

두경부외과에 시행하는 수술은 대부분 시간이 오래걸리고 고난이도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 중증도와 난이도에 비해 수가는 너무 낮다. 30∼40분 걸리는 담낭절제술과 4시간여 소요되는 상악전절제술이 수가가 비슷한 상황이다. 

정만기 홍보이사는 "갑상선악성종양근치수술의 건강보험 수가는 88만 810원인데 외과에서 시행하면 20% 가산이 더해져 105만 6972원이 된다. 두경부외과와 외과간 수가 차이가 17만 6162원인데, 여기에 상급종합병원 가산이 더해지면 차이는 22만 9011원으로 늘어난다. 이렇다보니 병원 내에서도 두경부외과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산 수가 때문이지만 동일 술기인데도 전문과에 따라 차이가 난다. 두경부외과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공의 충원도 안 된다. 

■ 전국 대학병원·종합병원 근무 두경부외과 전문의 출생년도별 분포
■ 전국 대학병원·종합병원 근무 두경부외과 전문의 출생년도별 분포

정만기 홍보이사는 "전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봉직하는 두경부외과 전문의가 154명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30%는 15년내에 은퇴하게 된다. 전공의 지원이 아예 없는 해도 있다"라며 "두경부외과 전문의들의 자긍심과 희생만으로는 더이상 지속가능성이 없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두경부외과의 인력 확보문제는 눈 앞의 현실이다. 지금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붕괴 위기에 직면한다는 인식이다.

이세영 보험이사(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는 "전국 두경부외과 전문의 가운데 조교수급인 1984년생이 3명뿐이다. 전국적으로 전임의 지원이 1년에 4명 정도다. 심각한 문제다. 지금도 나이든 교수들이 수술하는 상황"이라며 "곳곳에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 대책을 세워야 한다. 두경부외과 전문의들의 사명감 만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국내 두경부외과 전문의 가운데 1989년생과 1990년생은 없다. 1991년생은 1명뿐이다. 전공의 지원을 안 한다는 의미다. 의료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의료로서 이비인후과의 역할을 인정하고,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만기 홍보이사는 "이비인후과는 상기도감염병 시대에 1차 의료와 3차 의료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증·응급상황에서 기관절개술과 고난이·고위험 수술을 통해 두경부암 치료를 하고 있다"라며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저수가 환경 개선, 두경부외과 전문인력 양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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