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다학제 협진 효과' 국제학술지 게재
세기조절·체부정위·양성자 치료 등 기술 발전 정교한 치료 가능
방사선치료가 간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수술과 같은 표준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확고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새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박희철·유정일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최문석·신동현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은 간암 분야에서 '다학제 접근'에 힘입은 방사선종양학의 변화와 발전 양상을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가 간암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은 '삼성서울병원 간세포암 레지스트리'를 바탕으로 2005년∼2017년 간암 진단을 받은 9312명을 분석했다.
전체 간암 환자 중 1차례 이상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2445명(26.8%)으로, 469명은 초기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초기 치료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이들은 2005년 당시 진단 환자의 0.5%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3%을 차지할 만큼 급증했다.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에 더해 체부정위 방사선치료, 양성자치료 등 기술 발전으로 방사선 치료가 보다 정교해지면서 기존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생존율 개선도 두드러졌다. 첫 치료로 방사선치료를 적용했을 때 2005년 등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에 머물렀지만, 2017년 등록 환자는 30.1%로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수술과 같은 표준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힘든 것을 감안하면 값진 성과다.
첫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와의 생존율 차이도 줄었다. 방사선 치료를 첫 치료로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기대 생존율이 2005년 38%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는 54%에 다다랐다. 방사선 치료의 빠른 발전 속도만큼 치료 성적도 가파르게 향상됐다.
학계도 방사선치료의 발전을 가이드라인에 담는 등 학술적 위상 변화로 이어졌다. 2022년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치적 치료가 어려운 간암 환자들 대상으로 양성자치료를 포함한 방사선치료를 차선책으로 권고했다.
최근엔 국소진행형 간암에서는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병용하면 기존 표준 항암요법보다도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가 발표되는 등 환자 예후 개선에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미래 발전 전망도 밝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박희철 교수는 "양성자치료 및 방사선치료의 적극적인 적용도 있지만 삼성서울병원 간암 치료 성적 향상은 여러 다학제 참여 교수진의 헌신적인 노력, 치료 방법과 약물 등의 발전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간암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로 최적의 양성자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부터 간암 양성자 치료를 시작해 현재 암세포가 간 조직 내 머물러 있는 경우 50% 이상 환자를 양성자로 치료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 해 간암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는 환자는 300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