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호 의료윤리연구회장 연임

문지호 의료윤리연구회장 연임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2.09.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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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의료윤리 기준 제시…전문직 책임 알리고 지킬 것"
이필수 의협 회장 "신뢰 위해 의협도 함께"…월례강연 지속 개최

의료윤리연구회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13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이성낙 전 가천대 총장·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장성구 전 대한의학회장·박윤형 순천향대 석좌교수·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 등을 비롯해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박명하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김이연 홍보이사가, 서울시의사회에서 황규석 총무법제부회장·이용배 윤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의료윤리연구회는 9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13차 정기총회를 열었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이성낙 전 가천대 총장·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장성구 전 대한의학회장·박윤형 순천향대 석좌교수·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 등을 비롯해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박명하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김이연 홍보이사가, 서울시의사회에서 황규석 총무법제부회장·이용배 윤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의료윤리연구회는 9월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13차 정기총회를 열고 문지호 현 회장(서울시 금천구·명이비인후과의원)의 연임을 인준했다.

문지호 제7대 회장은 "의료윤리연구회 시작 초기부터 공부의 방향을 함께 논의하면서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한 교수와 강사진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권리에 앞서 회비를 납부해 연구회를 흔들림 없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며 의무를 다해준 개인회원과 단체회원께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지호 제7대 의료윤리연구회장 ⓒ의협신문
문지호 제7대 의료윤리연구회장 ⓒ의협신문

문지호 회장은 "지난 시간 동안 의료윤리연구회는 가치의 혼동이 생기는 시대에 의료의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병을 보는 의사에서 환자의 삶을 살피는, 나아가 사회의 건강을 살피는 의사로 넓혀가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 임기 동안 의료윤리 현안에 대해 공부하면서 꾸준히 윤리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문직으로서의 의사가 사회에서 지킬 책임과 영향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리고 지키는 모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의료에서 윤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의사의 진료에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에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은 물론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회원권익 보호와 함께 대국민 신뢰회복을 주요 목표로 출범한 제41대 의협 집행부는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료봉사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전문가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 왔다"고 밝힌 이필수 의협 회장은 "대국민 신뢰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윤리"라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사들이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으려면 자율규제가 가능해야 한다"면서 "의협은 지난해 자율정화를 강화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 데 이어 자율정화 의지를 알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윤리연구회가 의료와 직업윤리에 관해 모색하면서 더욱 발전하고, 의사와 국민 간의 신뢰가 더욱 굳건해 질 수 있도록 의협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이성낙 전 가천대 총장·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장성구 전 대한의학회장·박윤형 순천향대 석좌교수·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 등을 비롯해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박명하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김이연 홍보이사가, 서울시의사회에서 황규석 총무법제부회장·이용배 윤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윤리연구회에서는 이명진(초대)·주영숙(3대)·김윤호(5대) 회장과 조종하·김재윤(감사)·함영욱·임대원(총무) 회원을 비롯해 꾸준히 단체후원을 하고 있는 황찬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이 참석, 정기총회를 자축했다.

13차 정기총회 특강을 맡은 김은희 박사(미국시카고대학교 인류학·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는 '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의 의사상' 주제 강연을 통해 "저는 의사도 아니고 의료 정책과 관련된 전문가도 아니지만 문화인류학자로서 보자면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와의 갈등은 노동과 직업의 의미를 둘러싼 하나의 문화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김은희 박사(미국시카고대학교 인류학·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는 의료윤리연구회 정기총회에서 '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의 의사상' 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의협신문
김은희 박사(미국시카고대학교 인류학·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는 의료윤리연구회 정기총회에서 '인류학자가 바라본 한국의 의사상' 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의협신문

김은희 박사는 최근 출간한 <신 양반사회>를 통해 민주화 운동을 이끈 소위 민주화 세력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을 소인으로 인식하고, 부의 축적을 죄악시한 조선 후기의 전근대적인 유교적인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시대 양반사회를 떠받친 성리학적 인식체계가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재현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이를 '신 양반사회'라 명명했다. 

김은희 박사는 "조선 후기의 명예롭게 사는 방법은 과거 급제를 통해 관직에 올라 입신양명하거나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가 되는 길밖에는 없었다. 유교적인 자아 실현은 중앙의 정치권에서 관직자로 또는 유학자로 의롭게 살아감으로써 역사의 이름을 남기는 것"이라면서 "반면 경제 활동에 종사하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자신이 이익을 위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소인으로 취급을 받았고, 존경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구의 근대적인 법 체계를 도입한 지 100년이 훨씬 넘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죄악시 했던 양반 사회의 세계관이 민주화 운동가와 정치권에 그대로 계승됐다"고 밝힌 김은희 박사는 "의사들은 역사 의식이 없는 적폐 세력으로 인식됐고, 돈 밖에 모르는 의사라는 이미지가 쉽게 형성됐다"고 언급했다.

김은희 박사는 "서울아산병원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의료계는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은 저수가 때문이라고 보지만 운동권이나 민주화 세력은 의사들이 돈이 되는 분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민간병원이 수익을 가장 중요시 하기 때문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풀이한 뒤 "정치권에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동기를 버리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공의대를 만들고, 공공의사들을 훈련시켜 인력이 부족한 지역사회에 10년 동안 일 하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의 의미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은희 박사는 "성형수술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거나 유방암을 앓는 여성의 가슴을 복원해 주는 수술은 공익이 아닌가? 돈을 받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병을 치료하는 의료행위가 공익에 기여하지 않는 것인가? 병원을 운영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 공익에 어긋나는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공익 단체든 기업체든 민간단체든 간에 모든 단체들은 수익을 내서 운영한다. 적자를 내면 지속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간계층과 전문가집단 및 개인의 이익 추구가 문화와 역사 속에 자리한 서구와 이를 죄악시한 채 소인배로 취급한 조선의 전근대적인 인식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한 김은희 박사는 '돈보다 생명'이라는 구호를 대표적인 상징으로 끄집어 냈다.

김은희 박사는 "생명을 살리려면 돈이 든다. 문제는 그 돈을 누가 내는가다"라며 "아직도 조선시대 성리학적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신 양반사회의 인식에 메스를 들이댔다.

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오른쪽)이 의료윤리 연구회 발족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오른쪽)이 의료윤리 연구회 발족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료윤리연구회는 개원가에서 흔히 경험하는 의료윤리 문제에 관해 학습하고, 회원에게 의료윤리를 확산시켜 나가자는 취지에서 2010년 9월 개원의를 주축으로 발족했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에 월례강좌를 열어 의료윤리의 원칙과 이론은 물론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례에 관해 공유하고 있다.

올해 △K 방역의 성공과 그늘(김경철 원장·강남메이저 병원)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평가의 문제점(강윤희 과장·아산충무병원 진단검사의학과/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위원) △재난의료 상황에서 윤리적인 병상 배정(염호기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 내과/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장) △간호단독법의 문제점과 대안(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언론에서 바라본 코로나 방역의 문제점(신성식 중앙일보 논설위원·복지전문기자) △향후 코로나 방역의 방향(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등을 주제로 월례강의를 진행했다. 

참가 문의(인터넷 다음 카페 https://cafe.daum.net/ethic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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