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비인후과학회, '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 창립…첫 학술대회
이상반응 보다 감염 후 장기적 후유증 훨씬 위험…감염 경력 있어도 접종해야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거듭해도 적용 가능한 범용 백신 개발 가능성 제시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반드시 4차 접종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백신 개발 가능성도 제시됐다.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증 진료에서 이비인후과의 중요성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확인됐지만, 아직 이에 대한 깊은 연구나 통합적 담론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산하에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연구회가 첫 발을 뗐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코로나19 극복과 새로운 상기도 바이러스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9월 4일 서울 SETEC 컨벤션홀에서 '상기도호흡기감염연구회'를 창립하고 첫 학술대회를 열었다. 초대 회장에는 장용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가 선임됐다.
장용주 회장은 "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는 신종감염병 대응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발족했다. 지난 4월 심포지엄 이후 이비인후과 전문의 200여명이 가입했다"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호흡기 바이러스학의 기본, 코로나 백신, 이과와 두경부 영역에서의 바이러스 질환, 코로나19 감염 치료 전반에 대한 연제를 준비했다"고 연구회 창립 배경과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상기도호흡기감염연구회를 통해 신종 감염병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김세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은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노력해왔다. 많은 이비인후과 개원의들이 신속항원검사 등 진단과정, 호흡기전담클리닉·재택치료 등 치료과정에 적극 참여했으며, 대학병원에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기관절개수술 등을 통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라며 "상기도바이러스감염연구회 발족을 통해 국민 건강 수호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기본 바이러스학 ▲코로나 백신 ▲HPV 및 두경부암 ▲귀 질환의 바이러스 병인 등을 주제로 연제가 발표됐다.
장준 이화약대 교수(약학과)는 'T세포 기반 범용인플루엔자 백신' 연제 발표를 통해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백신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장준 교수는 "범용 백신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아무리 변신을 거듭해도 변하지 않는 부분을 항원으로 삼는다. 변화가 없는 공통 단백질인 핵단백질(necloprotein)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하고자 했다"라며 "연구결과 안정성이 높은 재조합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벡터 기반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조했으며, 동물모델에서 높은 면역원성 및 효능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mRNA 백신의 장기적 효능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서민영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는 "백신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 감염 예방 효과는 감소한다. 그러나 입원을 요하거나, 중증 이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6개월 이후까지 높게 유지된다"라며 "부스터 백신 접종은 백신 효과를 다시 높이며, 질병 중증도 예방 효과는 90%이상, 사망 예방 효과는 80%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감염됐던 환자가 접종할 경우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인 및 면역저하자에 대한 백신 접종 전략에 대해서는 "중증 예방효과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김성한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는 "백신 관련 장기적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우려할만한 증거는 없으며,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적 후유증이 훨씬 더 위험하다.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통해 지역사회 전파 감소가 이뤄져야 전파력과 치명률이 낮은 독감 형태로 전환된다"라며 "50세 이상(특히 60세 이상)은 중증예방을 위해 3차접종 4개월 후 4차 접종이 권장된다. 개량형 백신이 공급되면 접종 주기가 6∼12개월로 길어질 수 있지만, 고위험군의 경우 개량형 백신을 기다리는 것보다 4차접종이 추천된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에서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원호륜 충남의대 교수(충남대세종병원 이비인후과)는 "구인두암은 1999년 이후 매년 0.8%의 증가세를 보이는 암종으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HPV이다. 남성에서 흔하며 진행된 암일 경우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예방과 조기검진이 중요하다"라며 "이미 선진국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여성 대상 국가백신접종과 함께 구인두암 예방을 위한 남성 접종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후 또는 백신 접종 후 생기는 귀 질환에 대한 보고도 이어졌다.
안중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감염 후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며, 난청의 정도는 전농부터 중등도 난청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내림프 수종, 돌발성 난청 병역이 있는 경우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증상 악화 가능성이 있다"라며 "아직까지 충분한 증례를 분석한 연구는 없으나 코로나19 관련 난청·이명 유병률은 10%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아직까지 백신 접종과 난청의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임기정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는 "백신 접종과 난청의 인과관계는 명화치 않은데, 발표된 논문들마다 관련성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라며 "다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을 시행한 기간 동안 돌발성 난청 발생이 인구 10만명당 44.46명에서 60.77명으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 진료시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신현우 서울의대 교수(약리학)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중화항체치료제, 혈장분획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면역조절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정맥주사제인 베클루리주(렘데시비르)가 사용되고 있다"라며 "팍스로비드의 경우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60세 이상, 12세 이상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고 있으며, 복용약들과의 상호작용, 간-신장 기능 저하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우 교수는 "치료효과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상이해 효과가 있는 군에 대한 분석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아직까지 오미크론 최근 변이주에 대해 특별히 내성이 높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롱코비드 병인과 치료에 대한 접근도 이뤄졌다.
조규섭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는 "롱코비드는 호흡기증상뿐 아니라 피로감, 심혈관계증상, 인지기능, 정신심리학적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감염시 증상이 심했을 경우, 여성의 경우 더 자주 보고된다"라며 "병인론적으로는 직접적인 바이러스 독성 외에도 면역기능 장애의 부적합, 혈관내피세포 독성 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치료로는 재활운동과 심리치료, 호흡기·심혈관계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