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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8 21:27 (목)
청소부 가라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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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현수 원장(분당·야베스가정의학과)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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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가라사대

여기에 불경기는 없어
고립될수록 쓰레기는 넘쳐나지
그래, 코로나가 말하는 경제야 배달의 속도야
봉지마다 너의 몸을 통과한 흔적과 지문으로 가득해
속도라면 나도 만만치는 않아
내 손은 백대 일의 경쟁을 통과한 손
네가 외면한 천국을 수거해 가지
가끔은 따분하기도 하고 몸은 성한 데가 없지만
그래도 난 이게 좋아
너의 뒤끝이 내 손으로 정리된다는 것
그러나 코로나가 사라지기 전에 할 일이 있어
뭔가 제대로 하나는 해야 하지 않겠어
너의 마지막이 잘 배출되었으면 해서, 더 좋은 기회는 없어
구원을 욕심내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거야
나처럼 왔던 길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천천히 신이 건네준 빗자루를 들고서
여기에 음악이 만들어지고 춤이 탄생하길 바라지
전쟁과 평화가 배출하는 것은 비슷해
서로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자신을 보게 되지
난 이게 좋아
너를 보며 나를 정리한다는 것
부탁이야 잘 보이는 곳에 잘 맡기는 게 정석이야
설마 꽃 사이에 감추어 놓지는 말아
넌 지금 꽃에게 욕하고 있는 거야
깔끔하게 분리되지 않은 너를 던져 놓지는 말아
그건 영혼의 무게야

한현수
한현수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만큼의 이름>/시편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한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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