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민과 동고동락 한 세기…100주년 맞은 경북의대

인터뷰 지역민과 동고동락 한 세기…100주년 맞은 경북의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0.31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교 100주년 준비위원회 권태환·박재율 공동위원장 인터뷰
국내 첫 비 수도권 설립 국립의대로서의 위상…졸업생 9천명 양성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2023년 비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경북의대는 1923년 대구의학강습소로 개교해, 대구의학전문학교, 대구의과대학을 거쳐 1952년 국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됐다.
100년의 역사 동안 약 9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한민국 최고의 의학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서 교육·연구·봉사를 통해 우수한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학발전에 기여하며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국내 의학교육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더 나은 교육과정과 지원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교수진은 의학연구와 학술활동에서 뛰어난 역량과 업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학문적 풍토와 교수들의 지도 속에서 학생들은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또 최고의 의학적 지식과 인문사회학적 소양을 갖춘 훌륭한 의학도를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하고자 새로운 교육과정을 운영 중에 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경북대학교병원 본원은 학생들에게 훌륭한 임상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왔고, 대구광역시 북구 학정동에 있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암전문병원, 노인병전문병원, 어린이병원, 그리고 곧 완공 예정인 임상실습동은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실습경험과 전공의 수련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2015년부터는 의학교육 평가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아 '6년인증'을 획득했다. 100주년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태환 경북의대학장과 박재율 경북의대동창회장을 만났다. 

ⓒ의협신문
(왼쪽부터) 권태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장, 박재율 경북대학교 의과대학동창회장. ⓒ의협신문

역사와 전통으로 다져진 빛나는 명품 교육과정과 최신 시설
경북의대 의학교육과정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의과대학생들을 문제중심 및 환자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의료인으로 양성하고자 윤리 및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통합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구성했다.

또 실제로 환자를 대할 수 있는 임상실습을 확대해 의료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식기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력으로 양성하고자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의학교육의 국제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권태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장은 "명품 교육과정의 원활한 진행과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최신시설을 갖춘 강의실, 실습실, 소그룹 토의실, 임상수기센터 등 의학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매년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9년에 문을 연 '명의관' 은 의과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깨끗하고 안락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타지역 학생을 포함해 누구든지 원하는 학생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효율적인 학업 정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와 미래를 향해 비상하는 대학...글로벌 우수 인력 양성
본격적인 공간 확충을 위한 칠곡 메디컬캠퍼스 조성을 위해 2012 기초의학 연구공간인 생명과학동이 준공됐다.

경북의대 임상실습 공간인 경북대학교병원은 2011년 1월 암과 노인보건의료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500병상 규모의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개원했으며, 어린이병원과 700병상 규모의 임상의학 교육을 위한 임상실습동을 포함하는 칠곡지역의 경북대학 Medical Cluster가 완공되면 명품의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국가의료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태환 학장은 "경북대학교는 전 세계 83개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인력교류, 공동연구 등 매우 활발한 협력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의과대학 학생들은 미국의 Wake Forest 대학과 일본의 Hamamatsu 의과대학에서 임상실습을 할 수 있으며, 미국 Hawaii 대학에서 Problem Based Learning(PBL) 연수에 참여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 "대학원에 재직 중인 200여명의 교수들은 의학교육, 연구, 진료 및 사회봉사 등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교육에 있어서는 평생교육체계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세계화·다양화에 부응할 수 있게 하며, 지식 및 수기뿐만 아니라 전인적인 품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의대 인재상과 관련 권태환 학장은 "경북의대의 교육 목표는 사회가 요구하는 보건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차 진료 능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는데 있고, 나아가 이들이 전문의, 의과학자, 의학교육자, 보건의료 행정가 등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대 한계 극복하고 의학교육·연구·진료·봉사 맡은 바 책임 다해
경북의대 본관, 대구·경북 지역민의 자부심과 열망속 건립…역사적 상징

100주년 맞는 경북의대…대구·경북 지역민의 자부심
권태환 학장은 경북의대 100주년 의미에 대해 "한 세기 동안 대구·경북 지역민의 열망과 지원 속에 더불어 성장하며 국내외에 출중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양성하는 대한민국 대표 명문 의과대학의 역사"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평양이 의학전문학교 설치에 관해 앞선 활동을 벌여나가는 데에 자극을 받은 대구 지역 유지들은 1926년 7월 대구상업회의소에 모여 대구의학전문학교 설치에 대구 지역민이 현금 10만원을 기부할 것 등을 결의할 정도로 열의에 차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유지들은 교사 신축을 크게 함으로써 평양과의 의학전문학교 유치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자 했던 것.

권태환 학장은 "1931년 해부실을 신축했고, 본관 건축을 계속 진행해 의학강습소의 의학전문학교 승격 직후인 1933년 12월에 완공했다"며 "지금도 의대 행정동으로 사용 중인 바로 이 경북의대 본관은 그 당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열망, 그리고 경제적 지원 속에 건립된 역사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의대 역사는 비록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인들에 의해 세워지긴 했으나, 1923년 대구의학강습소부터 출발해 2022년 2월까지 100년 동안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열성적인 지원 속에 9000명이 넘는 훌륭한 의료인을 양성했고,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며 성장했기에 학교 100년의 역사는 진정한 의미에서 대구·경북 지역민과 함께 동고동락한 한 세기였다"고 지난 100년의 역사를 정리했다.

지역민과 한 세기 동고동락…"지역사회 건강증진이 목표"
경북의대는 '의학교육의 세계화 및 다양화', '창의적인 연구로 첨단 의학발전 주도', '지역사회 참여 및 건강 증진'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먼저 1946년 전국적으로 콜레라(Cholera)가 크게 유행하던 시기에 대구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게 됐다. 당시 대구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도 내과를 주축으로 해, 임상 각과 및 의과대학의 세균학 교실과 의대생들이 참여해 환자의 치료에 온 힘을 다했다. 또 그 당시 방역본부가 설치돼 있었던 경상북도 도청청사에 의대생들이 파견돼 진료에 대거 참여해 많은 활동을 전개했다.

학생들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전통과 역사는 오래됐다. 특히 의과대학의 특성상 무의촌 진료가 많이 이뤄졌다. 학생들의 활동은 비록 단기간의 봉사활동이었지만, 매년 사회 의료봉사활동의 전통은 계속 이어졌으며, 그 바탕 위에서 현재도 의대 사회봉사 동아리 학생들이 무의촌이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지원하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사태에서 경험했듯이 2020년 봄,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의 위험에 대항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온몸으로 막아낸 수많은 의료인들이 바로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출신이다.

경북의대 출신 내과의사 한 명은 2020년 3월에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무섭고 힘든 진료의 현장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환자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경북의대에서 오랫동안 환자 진료와 의학 연구, 그리고 지역사회 공헌을 강조해 온 훌륭한 의학교육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권태환 학장은 "과거·현재·미래도 경북의대와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최고의 의과대학과 병원이 될 것"이라며 "지난 100년 동안 지역민의 지원과 성원에 보답하는 의과대학과 병원이 되어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는 훌륭한 의료인을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100주년 준비위원회 구성...다채로운 기념행사 준비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100년을 기념하고자, 경북의대, 경북의대 동창회와 경북대병원은 서로 의견을 모아 100주년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는 권태환 의과대학장과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용림 경북대병원장(신장내과학교실)이 지원단장을 맡으며, 자문위원단과 4개 위원회, 그리고 사무국을 구성했다. 부위원장은 김정민 부학장(미생물학교실)과 김성중 의대동창회 부회장(W병원 원장), 자문위원단은 정년퇴임을 한 명예교수들과 전임 학장, 그리고 역대 동창회장들이 맡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4개 위원회는 100주년 기념행사의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행사를 집행하는 행사준비위원회(위원장:박동호 안과학교실 교수)와 100주년 행사 및 그 이후 학교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하는 재정위원회(위원장:이민석 소피마르소 여성의원 원장), 그리고 이를 널리 홍보하기 위한 홍보위원회(위원장: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의원 원장) 및 100년사를 집필하며 학교와 동창회, 그리고 병원 역사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하는 간행위원회(위원장:김용진 병리학교실 교수)가 있다.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 행사주간은 2023년 8월 27일∼9월 3일까지며 ▲경북의대 100주년 개교 기념식 ▲동창회 동문 행사 ▲한국 근현대 의학교육 100년/대구경북 의학교육 심포지엄 ▲경북의대 100년 기념 전시실 오픈식 ▲경북의대 100년사 출판기념회 ▲한국전쟁 전몰 학우 명예 졸업장 수여식 ▲지역민과 학생들을 위한 학교 오픈 투어 ▲국내외 의과대학과 병원 관계자 초청 및 학술과 역사 심포지엄 ▲미래 비전 선포식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있다.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은 "의학교육 심포지엄에서는 1950년대와 60년대 경북의대를 크게 지원했던 미국 록펠러 재단의 China Medical Board의 역사를 조명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1933년에 완공된 의대 본관 일부를 100주년 기념 전시실로 만들고 지나간 역사를 회상하며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품을 전시할 생각"이라며 "전시품은 그 당시 학생들이 필기했던 노트와 수업자료, 교과서, 졸업 앨범과 사진, 교복, 뱃지,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학교 정문을 지켜 주었던 대구의대 교문석, 경북의대 교문석 등을 전시해 시민들도 많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근현대 의학교육 100년…대구·경북 의학교육 심포지엄 준비
한국전쟁 전몰 학우 명예 졸업장 수여식·경북의대 본관 100년 기념 전시실 
내년 8월 27∼9월 3일까지 100주년 기념 행사주간…학교 오픈·미래비전 선포

이 밖에 "학생과 교원 교류를 꾸준하게 지속하고 있는 일본 하마마츠 의대, 태국 마히돌 의대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자매학교 관계자를 초청하는 등 유대관계를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은 "학교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며 집필하고 있다"며 "2023년 8월 개교기념식 직전에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100년 역사 기록물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를 빛낸 동문들을 축하하는 안행대상 수여식, 기념할만한 동문들을 재조명하는 시간, 그리고 우리나라 전국, 그리고 미국 등 다른 나라에 흩어져 있던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념식행사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의학교육과 첨단 의학연구 거점 의대로 도약할 것"
권태환 학장과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은 "경북의대는 비 수도권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립의대로서, 그동안 여러 가지 사회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PBL, 블록강의, 임상 술기, 의료인문학, 미래의학 등 새로운 의학교육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산업체 등에서 BK21 사업단, MRC 연구 사업단 등 여러 연구 사업단과 개인 연구과제를 유치해 매년 22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수주하며, 한 해에 약 20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의학 연구기관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경북대학교병원은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유치했으며, 칠곡경북대병원은 '대경권 감염전문병원'으로 선정돼 최고의 의학 연구와 최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태환 학장과 박재율 의대동창회장은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는 경북의대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밝은 미래의 등불을 밝히며, 우리 동문들과 대구 시민의 자긍심을 고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교직원과 동문 모두가 신뢰하고 배려하고 협동해 경북의대는 앞으로 더 세계적인 의학교육과 첨단 의학연구의 거점 의과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성원을 가슴에 품으며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