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 활용해 의료 데이터 용어 통일 핵심
고대의료원 "모든 의료기관 사용하는 표준 P-HIS 구현할 것"
P-HIS, 미국 HIMSS22 APAC 컨퍼런스에서 수상 영예 안아
고려대학교의료원이 개발한 병원정보시스템(P-HIS)이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로 의료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P-HIS 개발 사업은 지난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P-HIS는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외래 및 입원진료, 원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등의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정보를 38개의 표준 모듈 단위로 개발해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대의료원이 개발한 P-HIS는 다른 대형병원이 자체 서버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이 아닌 네이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네이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서버의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이라며 "병원에서는 실시간으로 막대한 데이터가 발생해 데이터를 각종 분류에 따라 새로운 묶음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손쉽게 서버를 늘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의 높은 접근성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대의료원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기 위해선 폐쇄적인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가 훨씬 유리하다.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주요 대형병원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천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고대의료원 의과학정보단장은 P-HIS를 설명하며 "병원마다 의무 기록에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 용어를 통일하고 업그레이드하는데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라며 "최근 용어를 정리하면서 3만 9000여개의 용어를 8만 9000여개까지 업그레이드하고 용어를 국제 표준용어로 변환해 국제 협력 연구가 가능해지고 더욱 정확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카카오톡 화재 사고로 서버 안정성에 관한 우려가 큰데, 네이버 클라우드는 철저히 이중화하고 실시간 동기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킹과 관련해서도 네이버가 4중, 5중으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P-HIS 시스템을 지난해 3월 27일 고려대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도입한 이후 고려대 구로병원과 안산병원까지 확대해 3개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행 기록과 의무기록이 P-HIS로 관리되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P-HIS 도입 이후 통합된 환자 정보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환자 편의에 따라 3개 병원에서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해졌다"며 "의료원이 수행 중인 국책사업의 목표는 고대의료원뿐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표준 P-HIS의 구현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까운 미래에는 P-HIS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가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것"이라며 "개인 건강기록 등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의료기관끼리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중복검사 방지, 환자별 맞춤 투약도 이뤄질 수 있고, 더 향상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안전성 증진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 클라우드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공유되는 데이터는 우리나라 의학연구 발전의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고대의료원의 P-HIS 사업은 데이터 통합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스텝 1' 단계다. '스텝 2'에서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CDW(Clinical Data Warehouse) 포털사이트를 고도화하고 의료데이터 중심 병원과 연계가 이뤄질 예정이다. '스텝 3'에서는 데이터 플랫폼의 외부 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해 수집된 데이터를 암 임상 및 공공 데이터 활용 연구 활성화에 이용하고 산업체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고대의료원의 P-HIS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료 IT 학회인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가 지난 9월 26일부터 3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한 HIMSS22 APAC 컨퍼런스에 참가한 고대의료원은 HIMSS 디지털헬스지표 2022년 종합 2위, 정보처리 상호운용성분야 1위, 예측 분석분야 1위 등 세 개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