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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 사로잡은 ‘싱그릭스’ 국내서도 통할까
미국 시장 사로잡은 ‘싱그릭스’ 국내서도 통할까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2.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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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 대상포진백신 12월 국내 출시 예고…녹십자·광동제약 손잡고 시장 공략
높은 예방률 강점-다회 접종 불편…비싼 약가·공급 불안 이슈 어떻게 작용할까
ⓒ의협신문
GSK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가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을 확정하고, 출격 채비를 갖춰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출시 직후 시장을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국내에서도 유사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단 임상을 통해 확인한 높은 예방률은 강점이다. 다만, 다른 대상포진 백신들과 달리 '2번' 접종해야 하는 불편도 존재한다. 

상대적인 고가백신 전략이 어떻게 작동할지도 시장 변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싱그릭스, 12월 출시 예고...녹십자·광동 손잡고 시장 공략

GSK가 싱그릭스 국내 출시 일정을 올 12월로 확정했다. 지난해 국내 허가를 획득한 뒤 1년 넘게 출시 일정을 저울질하다, 마침내 올 겨울로 디데이를 정한 셈이다.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 또는 만 18세 이상의 질병 또는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자에 대상포진 예방목적으로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강점은 높은 예방률이다. 

싱그릭스는 50세 이상 성인 1만 54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에서 97.2%의 예방효과를 기록하며, 기존 대상포진 백신인 MSD '조스타박스(MSD)',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와 차이를 벌였다. 

최근에는 접종 후 10년까지 80% 이상의 예방효과를 유지한다는 장기추적 데이터를 추가, 효과면에서 다시 한번 자신감을 채워넣었다.

조스타박스는 임상을 통해 70%의 예방률을 보인 바 있다. 스카이조스터는 비열등 임상으로 허가를 획득해 별도의 예방률 기록은 없으나, 비열등 임상 대상이었던 조스타박스와 유사한 수준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높은 예방률과 그를 바탕으로 한 입소문은 싱그릭스가 미국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석권하는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 2017년 미국에 풀린 싱그릭스는 출시년도에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리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GSK는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GC녹십자·광동제약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병·의원과 종합병원 등 전 유통채널에서 싱그릭스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2회 접종' 불편·'수급 불안정' 이슈도...고가 전략, 약될까 독될까

다만 접종 불편은 단점으로 꼽힌다. 

싱그릭스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사백신이다. 약독화 생백신인 조스타박스나 스카이조스터와 달리 면역력이 약하거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백신의 특성상 장기간 면역유지를 위해서는 다회 접종을 해야 한다.

조스타박스나 스카이조스터는 평생 1회 접종을 용법으로 하나,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해야 임상에서 확인된 완전 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접종 편의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비싼 약값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약계에 따르면 싱그릭스 접종가는 3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번 접종해야 면역이 완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가 부담할 금액은 60만원 선이 된다. 

기존 백신인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의 접종가가 15만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부담금 차이가 크게는 4배에 이른다.

대상포진 백신 접종 연령이 상대적으로 고령이라는 점을 들어 싱그릭스가 '럭셔리 효도 백신'으로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존재하는 반면, 다른 한 켠에서는 높은 비용 부담이 시장 공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외산 백신의 고질병인 수급 불안정과 약가 이슈 문제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GSK는 지난해 '인판릭스', '로타릭스', '서바릭스' 등 자사 백신 8종에 대한 갑작스런 공급 중단 사태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제약계 관계자는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가 긴 시간 의료진의 신뢰를 받아온데다, 접종 방식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며 "싱그릭스 출시의 파급이 국내에서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원가 관계자는 "두 개사가 양분하던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한만큼 일방으로 쏠리기보다는 각 백신별로 수요층이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물량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들려, 원내로 들여올지는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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