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등록 문제 빌미, 보험금 지급 거절…겁박 행위"
대개협, 실손보험 대응TF 구성 및 정치적·법적 대응 예고
수술실 등록 여부를 문제 삼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실손보험사들의 행태에 개원의들이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의학적·법률적 근거가 없는 겁박 행위로, 의료기관은 물론 국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0월 30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제30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경고했다.
대개협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5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넘겼다. 하반기 역시 2조원이 넘는 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장기손해율은 하락했다.
대개협은 이같은 보험사 '호황'이 보험사들의 횡포로 인한 것이라고 봤다. 보험료를 많이 거두고, 보험금을 적게 내줬다는 의미이며 정당하게 지불돼야 할 의료비용 역시 트집을 잡아 거부한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번에 초점을 둔 '트집'은 수술실 외 수술에 대한 불인정 사례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은 "일부 실손보험사들이 최근 수술실 등록 여부를 문제 삼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억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며 "국민에게 마땅히 지급돼야 할 보험금 지급을 줄여 폭리를 취하겠다는 몰상식한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에 강력한 대응에 들어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수술은 사전적 정의에서 '질병이나 외상에 대해 피부나 점막, 조직을 절개해 시술하는 외과적 치료행위를 말한다'고 돼 있다.
김동석 회장은 "수술실은 전신마취나 감염방지 등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지정한 것으로, 수술이라는 행위 자체를 규정하는 기준이 아니다"라며 "특정한 수술에 대해 그에 따른 적합한 설비나 환경이 필요할 경우, 의학적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훈정 대개협 기획부회장 역시 "보험사들은 가입자들과 체결한 약관에 따라 정해진 의료비를 보상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법적으로나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없는 엉터리 주장을 하면서 보험금 지불을 거부하는 것은 기업의 비윤리적 경영의 표본"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들의 비윤리적 경영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좌훈정 기획부회장은 "실손보험사들이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 그 피해자는 결국 우리 국민이 된다"며 "정부 금융당국은 국민의 불편과 손해를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보험사들의 경영 행태를 짚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태연 대개협 부회장은 "실손보험은 근본적으로 사적인 계약이다. 의료기관으로 방향을 틀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진료를 위축시키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손보험사 측은 의사들이 외래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행위 자체가 보험사기가 아니냐고 한다"면서 "환자가 가입한 보험에 대해 치료를 더 받을 기회를 깨우쳐주는 것이 왜 사기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치료행위를 위축시키는 보험사가 보험사기를 행한다고 본다. 인식을 전환해 보험회사 횡포에 강력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실손보험TF를 구성, 유사한 실손보험사들의 행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민원제소 및 법적 소송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김동석 회장은 "개원가에 대한 실손보험사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 이에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실손보험 TF를 구성했다"면서 "수술실 등록 시비 등 비의학적인 주장을 통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거절 소송과 같은 비윤리적 경영행태에 분명히 경고한다. 향후 강력한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