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실험실·지원 인력…연구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MIT·Merck 방문
대한전공의협의회·K-DOC 합심 '전공의 외국 단기 연수' 지원
박제연 전공의(서울대병원 내과 R3)가 대한전공의협의회·K-DOC(케이닥)·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단기 연수 프로그램(Short-Term Medical Training Certificate, SMTC)의 지원으로 미국 보스턴 단기연수에 참여했다.
박제연 전공의는 지난 9월 8∼23일까지 16일 동안 ASIMOV bioengineering company, Dana-Farber Cancer Institute, GENOSCO, 한화그룹 보스턴지사, K2B Therapeutics, 유한 USA, LG Chem, Standigm, Mass General Hospital(MGH), Harvard Medical School,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 Merck 등을 방문, 주요 인사를 만나 근황을 살폈다.
'전공의 미국 단기 연수기-International Observerships In Boston'은 박제연 전공의가 발로 뛰며 기록한 SMTC 단기 연수 후기다. 보스턴 단기 연수 후기에는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대학과 병원, 연구소와 기업에서 신약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자랑스런 한국인 의사들도 만날 수 있다.
미국 연수를 준비하는 젊은 의사와 예비 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후기를 나누어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22.09.19 - 2022.09.21 Mon-Wed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Peter Kang 교수) 330 Brookline Ave, Boston, MA
오늘은 Harvard medical school의 또 다른 협력병원인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를 방문하였다. Peter Kang 교수는 cardiology를 전공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마침 병동 환자 consult를 보는 주간이라고 했다. 오후에 인턴 및 전임의와 함께 cardiology consult를 참관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내과 인턴은 배정된 병동에서 각종 술기와 불안정한 환자의 검사 keep을 하는데 이곳 병원에서는 인턴이 primary로 consult를 보고 전임의가 정리한 다음 최종적으로 교수에게 환자 상태를 보고하며 상의하는 일을 하였다.
인턴으로서 향후 진로 등을 결정할 때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울대병원에서도 최근 인턴에게 내과 주치의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는데, 각종 술기와 검사 keep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아 보였다.
컨설트를 보는 것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였지만, 좀 더 환자와 직접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보였다. 우리나라와 다른 것은 교수가 돌아가면서 consult만 집중적으로 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외래는 A교수에게 진료를 보지만 질병이 악화되어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때 컨설트는 그날 배정된 교수가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래 시, 응급실 내원 시, 입원 시 지정 교수가 모두 맡고 있다. 교수한테는 진료 외에 집중적으로 연구할 시간이 있어 좋은 제도지만, 환자를 파악하는데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진료의 일관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인 진료 내용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의학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달랐다.
대부분 교수가 직접 실험할 수 있는 실험실이 있다. 특히 clinical trial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환경들이 좋은 연구과 논문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09.22 Thursday
MIT(공지나 박사) 31 Ames St, Cambridge, MA
비가 매우 많이 내리고 천둥 번개가 치는 날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 생명과학과를 방문해 공지나 박사를 만나뵈었다. 공지나 박사 연구실은 예쁜꼬마선충(C.elegans) 연구로 200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로버트 호비츠 박사의 실험실이라고 한다. 학부생일 때 C.elegans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렇게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실험실을 방문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이었다. 노벨생리의학상을 연구한 실험실이라 그런지 규모가 매우 컸고, 매우 다양한 최신 실험기기가 많았다.
한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온 연구자께서는 한국과의 차이점으로 연구에 잘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실험실 환경을 꼽았다. 실험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구와 C.elegans를 키우는데 필요한 배지 등을 따로 준비해 주는 지원 인력이 있으며, 실험에 필요한 재료를 빨리 구할 수 있고, 다른 실험실과 공동 실험 및 연구가 용이해 좋은 결과를 빨리 낼 수 있다고 했다.
유일한 단점으로는 보스턴의 높은 물가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생활 환경을 꼽았다.
실험실 투어를 마치고 MIT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밖에서는 모두 분리되어 있지만 지상 또는 지하를 통해 MIT의 모든 건물이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실험실에서 도난 사고가 자주 일어났지만 지금은 출입증이 있는 사람만 출입할 수 있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도서관 지붕 위에 올라간 경찰차와 학생들이 배고프지 않도록 기부한 자선가 덕분에 매일 바나나로 가득 차 있는 banana room까지, 일반 관광객이 구경하기 힘든 부분까지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Merck(최예원 제약의사)
최예원 제약의사는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약리학과 수련을 받은 뒤 제약 분야에 관심이 생겨 제노스코를 거쳐 현재 big pharma 중 하나인 merck에 근무하고 있다. 최예원 제약의사는 전공의 4년차 때 외국에서 근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제노스코에 입사했다고. 제노스코에서의 근무도 좋았지만,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Merck에 지원하였다고 한다. Merck에서는 임상시험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MD들과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Merck와 같은 대형 제약회사는 기밀이 많아서 직접 내부를 견할할 수 없었다. 대신 최예원 제약의사와 점심을 함께 하면서 Merck에 대한 이야기와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제약회사에서는 MD가 많이 필요하고, 실제 많은 MD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였다. 항암제를 개발하는데 있어 반드시 그쪽 분야를 전공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Merck는 Harvard medical school이 있는 longwood medical area에 위치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주로 재택근무를 한단다. 할 일이 매우 많아 주말에도 일을 하기도 하지만 의사였을 때 보다 quality of life가 매우 좋다고 했다. quality of life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수년간 교수로 근무하다 오기도 한다고.
최예원 제약의사와 대화 하면서 제약회사에서 의사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관한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나중에 제약 분야로 나갈 때 어떤 것을 미리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 매우 값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