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대책 통해 수가 가산 반영폭 클 것"

"필수의료 대책 통해 수가 가산 반영폭 클 것"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1.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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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학회 국제학술대회, 응급·뇌졸중치료시스템 집중 점검
통합뇌졸중센터 인증 논의 시작할 때…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시급
김한숙 질병정책과장 "모든 게 수가로 해결 안돼…제대로 된 모형 필요"

뇌졸중 중증도에 맞는 병원 이송을 위해 병원 전 환자 분류시스템이 중요하며, 신경과·신경외과·응급의학과 등 여러 전문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시스템 기반 통합뇌졸중센터 인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필수의료 대책 차원에서 수가 가산 반영 폭이 클 것이라는 정부 입장도 공개됐다.

대한뇌졸중학회는 국제학술대회(ICSU2022·11월 10∼12일·그랜드워커힐) 기간 중 국내 응급 및 뇌졸중치료시스템 전반을 촘촘히 살피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박희권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신경과·뇌졸중학회 질향상위원회)는 '우리나라 뇌졸중센터 시스템의 현황과 미래' 발제를 통해 국내 뇌졸중센터 인증제도와 인증 현황을 공유했다. 

국내 뇌졸중센터인증사업의 시작은 2014년부터 초석이 놓였다. 뇌졸중학회 질향상위원회 주도로 인증제도 준비에 착수, 2016년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전국 5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 평가(2018년 7월) 후 미래발전위원회 논의와 심포지엄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2018년 10월 9개 기준 21개 조사항목을 확정했다. 

박희권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신경과·뇌졸중학회 <span class='searchWord'>질향상</span>위원회)가 '국내 뇌졸중센터 시스템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박희권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신경과·뇌졸중학회 질향상위원회)가 '국내 뇌졸중센터 시스템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현재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TSC) 71곳, 뇌졸중센터 11 곳 등 모두 82곳이 인증됐다.

박희권 교수는 "국민이 생각할 때 믿을 수 있는 병원은 실제로 믿을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 이제 포괄적인 뇌졸중센터 또는 통합뇌졸중센터 인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며 "더 이상 환자 이송 문제를 겪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신경과·신경외과·응급의학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해웅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영상의학과·대한신경중재치료학회 정책이사)는 '국내 급성기 혈관내치료' 연제 발표를 통해 신경중재치료 전문 의사 수 부족을 지적했다. 

정해웅 교수는 "국내에서 신경중재치료 분야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술 숫자 역시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으며 혈관조영장비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라며 "그러나 환자를 치료할 의사는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가 느리다. 이 분야 관련 의사를 지속적으로 모집하고, 교육하고, 질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웅 교수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게 아니다. 관심 있는 모든 의사들을 전문과에 상관없이 참여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승훈 차의과학대 교수(분당차병원 신경외과·대한뇌혈관치료학회 정책이사)는 국내 뇌졸중 치료 시스템 중 혈관내 분야를 신경외과 의사의 관점에서 짚었다. 

지난 2015년 급성 뇌경색에 대한 혈관내 치료가 세계적으로 최적의 치료법으로 인정받으면서 허혈성 뇌혈관질환 치료에서 혈관내 치료는 가중 중요한 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또 출혈성 뇌혈관질환인 지주막하 출혈 분야에서도 혈관내 치료가 전체 치료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신승훈 교수는 "그러나 병원전단계 및 병원전달체계에서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는 순간 치료 전 과정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 응급 뇌혈관질환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뇌졸중센터 인증 사업의 통일화 및 공식인정 프로그램 마련, 응급의료센터 사업과 동일한 궤적의 뇌혈관질환센터 사업 진행, 정부 사업에 민간의료기관 적극적 참여 독려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정호 계명의대 교수(계명대동산병원 신경과)는 뇌졸중센터의 신경중환자 현황 발표를 통해 신경중환자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환자실에 신경중환자실 개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정호 교수는 "뇌졸중환자들이 중환자실에 가게 되면 신경계중환자실을 가야 하지만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라며 "신경계중환자실과 일반 중환자실은 기본부터 틀이 전혀 다르다. 신경계 중환자는 24시간 환자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다음날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경집중치료 관련 인증제도 시행도 알렸다. 

홍정호 교수는 "신경집중치료학회는 신경치료에 대한 질 관리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인증 시험을 치른다"라며 "정회원과 준회원에게 응시자격이 있다. 학술대회, 워크숍 등을 수강한 후 시험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지훈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대한뇌졸중학회 병원전단계위원회)는 '병원 전 환자 분류 시스템 및 뇌졸중 치료 네트워크' 발제에서 병원 전단계 환자 분류의 중요성을 되짚었다. 

현재 국내 급성기뇌졸중치료에 참여하는 병원의 69%는 뇌졸중전문치료실이 없으며, 뇌졸중환자 치료 규모가 연간 100명 이하(월간 8명 이하) 병원이 51%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IVT(정맥내혈전용해)를 연간 10례 이하로 시행하는 병원이 61%나 됐다.

강지훈 교수는 "뇌졸중이 의심돼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17%가 하루 안에 움직이게 된다. 지역별로 14∼44.5%의 환자가 다음 치료를 찾아서 떠난다"라며 "병원 전 환자 분류의 목표는 뇌졸중이 의심되는 모든 뇌졸중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뇌졸중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가까운 뇌졸중센터로 빠르게 이송해야 한다. 병원 전 환경의 진단 도구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LVO(대혈관 폐색) 뇌졸중을 선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욱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는 응급센터 시스템의 현황을 진단했다.  

먼저 당면과제를 짚었다. 

응급의료기관 이용과 정보에 대한 이해도의 한계로 합리적인 응급의료자원 이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응급실 자원 소모가 증가하고, 체류시간 역시 늘고 있다. 

이송병원 선정이 쉽지 않고 구체적인 지침도 없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등 배후 임상과 인력이 부족하고, 중환자실은 포화상태이며, 2차, 3차에 걸친 이송병원 선정 단계 해결 과정이 없다.

응급의료기관 측면의 문제도 있다.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응급의료자원 취약지가 확산되고 있으며, 응급의료기관 종별 역할 분담 연계가 끊어졌다. 주요 응급질환에 대한 응급의료기관 지정과 인증 과정이 없으며, 응급실 과밀화로 기능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지방 정부의 역할과 권한 책임이 불명확하고 주요 응급질환별 응급의료체계 분절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류현욱 교수는 "응급의료기관 역량을 기반으로 응급의료 전달체계 재정립이 시급하다. 응급의료기관 지정·배치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응급의료자원 취약지·취약질환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응급의료 가산 수가 조정을 통한 전문인력 확보에 대한 보상·유인책과 함께 24시간 진료체계에 대한 가산수가도 시급하다. 또 중증응급의료센터 확대·육성, 중증응급질환 배후 임상과의 충분한 확보 등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역량·기능 중심의 전문센터 지정을 논의 중이며, 재지정 기준으로 전문학회 인증 연계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토의에 나선 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심뇌혈관질환 정책은 보건복지부에서도 5개과 정도가 연계된 주요 정책이다. 전문센터 지정 기준을 하드웨어 기반으로 거점을 만드는 것은 이제 한계에 부닥쳤다"라며 "역량·기능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해서 재지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정 기준은 상당히 중요한 데 인증 등과 연계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가 가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한숙 과장은 "필수의료 대책을 통해 의료계가 주장하는 가산 문제는 좀 엄청 반영될 것"이라며 "모든 게 수가로 해결되지 않는다. 서비스를 먼저 만들고, 그것을 서포트하는 기능을 하지 않으면 주객이 전도된다. 좀 과감하더라도 온콜 문제, 행위별수가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등에 대해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시범사업도 해서 도입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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