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터를 잡고부터
눈이 밝아지고 귀가 번뜩인다
낡은 심장이 펄떡이고 무딘 감각도 되살아난다
푸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입을 닫고 살라는데
갈등의 말풍선만 부풀어 오른다
지갑을 열라는데
노욕의 헛발질만 많아진다
아직 아랫도리가 뜨거운지
발등부터 조바심이 차오른다
숲속을 빠져나갈 수 없으리란 불길함이
조급하게 나무를 옥죈다
언제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너를 향한 카메라가
내 방향을 응시한다
지금부터 열람할 모든 풍경은
감시카메라를 통해 확인한 것 들이다
발버둥 치는 저 벌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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