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

[신간]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1.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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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지음/황금알 펴냄/1만 5000원

경계의 시각(視角) 혹은 시각(詩角)을 지닌 의사시인이 그려내는 문학의 풍경, 의학의 현장은 어떨까.

의학과 문학의 경계(境界)에 선 그는 쉽게 가까이 할 수 없는 두 지경의 깊이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경계(警戒)를 늦출 수도 없다.

그가 갈망하는 문학과 의학의 소통은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시를 읽으면 간곡해지고, 시를 쓰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새겨진 글자들이 영혼까지 스며드는 까닭이다. 

그를 휘감고 발목 잡는 문학에게 죽을 때까지 발목잡히기를 소망하며, 지금 경계(境界)의 삶에 만족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주변인의 삶이 더없이 좋습니다. 문학과 더불어 그리고 의학과 더불어…."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이 수상집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을 펴냈다. '시 속의 의학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문학청춘> '시 속의 의학이야기'에 6년 넘게 연재한 글들이 한 데 모아졌다.

책에는 시도 있고 산문도 있다. 시를 앞세우고 산문이 뒤를 선다. 아니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읽는 이의 눈길이 가는대로 그대로 두어도 좋다. 

그의 시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덧대진 다른 시인의 시들은 그의 시와 글 덕에 누리는 호사다. 

삶, 죽음, 의학, 문학, 의료현장, 사회적 의제 등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주제이지만 책 속에 담긴 그의 진심이 마음의 무게를 덜어 낸다. 

산문에는 시어같은 단어들이 즐비하고, 시에는 경계인의 고뇌와 예술인의 감흥이 담긴다.

"문학과 의학의 연리지 같은 욕망의 실체를 어떻게 해체하고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에 천착하며,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려고 글을 쓴다"는 그는 오늘도 진료실 작은 공간에서 시를 써 내려간다. 

이 책은 올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됐다. 

모두 4부로 구성됐다.

▲호모 메디쿠스(호모 메디쿠스·ADHD·물푸레나무 가벼운 목례처럼·코로나블루·인턴X·히포구라테스 선서) ▲간에 기별하다(연명치료 중단을 고함·인공지능의사·죽음 또는 주검에 관한 어떤 기록·노블레스 요양원·무가당 레시피·간에 기별하다) ▲전두엽 축제(버거씨의 금연 캠페인·요요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비만클리닉에서 누와 악어의 눈물의 염분 농도 차이 분석·이식론·줄무늬 고양이·시술·전두엽 축제) ▲카우치에서 시를 읽다(메노포즈·청부살인·트랜스젠더의 꿈·폐업 직전 늙은 의사의 진료실 풍경·자살토끼의 생환·카우치에서 시를 읽다).

그는 어스름한 동틀 녘 시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始作)한다. 그의 '의학시'를 향한 시작(詩作)은 계속된다(☎ 02-2275-9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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