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닥터' 플랫폼시장 후발주자지만 확신 있었다"

"'나만의 닥터' 플랫폼시장 후발주자지만 확신 있었다"

  • 안철우 의협신문 명예기자(연세의대 본과3학년 ) cwoo1090@naver.com
  • 승인 2022.11.29 06:00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략컨설턴트→ VC→창업, 선재원 대표 그의 특별한 삶

선재원 대표(메라키플레이스)ⓒ의협신문
선재원 대표(메라키플레이스)ⓒ의협신문

"보통 그냥 의사하라고 해요. 그러나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으면 몸을 투신해보세요."
기자가 비임상 진로를 꿈꾸는 의대생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을 묻자 선재원 대표(메라키플레이스)가 한 말이다. '메라키플레이스'의 공동대표이며 '나만의닥터'라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선 대표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전략 컨설턴트, VC(venture capital)를 거쳐 현재는 기업을 운영하는,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떤 세상에 몸을 투신해 살아가고 있을까? 조금씩 찬 바람이 느껴지던 어느 가을, 역삼역의 한 카페에서 선재원 대표를 만났다.
 
학부 시절부터 '병원 밖에서의 삶'을 꿈꾸었던 선재원 대표는 졸업 후 바로 공중보건의로 가는 길을 택했다.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기에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한 탐색 중의 하나였던 코딩동아리에서 그는 전략 컨설턴트라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경영학과 친구들이 막연하게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선재원 대표에게 컨설팅을 추천해줬고 그 길로 맥킨지 입사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맥킨지의 전략 컨설턴트 선재원'이 될 수 있었다. 맥킨지에서의 3년이 본인에게 가장 큰 정체성을 준 시간이었다고 선 대표는 꼽는다. 자신을 소개할 때 맥킨지 출신의 '의사'가 아니라 의사 출신의 '맥킨지 나온 사람'으로 소개할 만큼 의학도였던 본인을 비즈니스 맨으로 거듭나게 해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의협신문
지난 11월 11일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주관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의 하나로, 올 한해 국내 스타트업 중 우수한 비지니스성장을 이룬 기업에 시상되는 '혁신의숲 어워즈'에서 혁신성장상을 수상한 메라키플레이스 선재원 대표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의협신문

"(맥킨지 전략 컨설턴트는) 매 순간 압박이 정말 큰 직업입니다. 아마 본과 1학년의 삶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제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좋은 스텝(step)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3년간의 맥킨지 생활 이후 Helixmith라는 바이오 벤처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블로포인트파트너스에서 VC를 거쳐 2021년 8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라키플레이스'를 창업했다. 오랜 시간 전략 컨설턴트, VC로 일하면서 선재원 대표는 항상 마음 한 켠에 본인의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고 한다. 

"컨설팅, VC는 결국 해당 기간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남 일이 돼버리는 것이 매번 아쉬웠어요. 제 지분과 목숨을 걸어 함께 파이팅(fighting)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이는 자연스레 사업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죠."

선재원 대표가 사업 성공을 위해 꼽은 3 요소?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 돈을 벌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 돈을 벌 수 있는 것. 선 대표가 꼽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3 요소이다. 선 대표는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은 항상 헬스케어라고 생각했단다. 그러나 유저의 큰 호응을 이끌어낼만 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쉽게 창업하지 못했다. 관심있게 시장을 지켜보던 중 비대면 진료만큼은 그 사업의 가치가 충분해 3 요소를 모두 갖춘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해당 시장에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사실 메라키플레이스가 출범한 작년 8월에 이미 비대면 진료 플랫폼 시장에는 많은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리 사업의 3 요소가 갖추어졌다 하더라도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시작이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한 선 대표의 생각이 궁금했다. 

"일단 극초기 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눈에 띄는 플레이어가 있지는 않았어요. 우리가 들어가면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창업을 마음먹게 됐죠. 비대면 진료는 아직 회색지대(gray area)가 많고 법제화가 안돼 있는 부분이 많아 약점도 많은 시장이에요. 그러나 비대면 진료가 유저의 삶이나 의료서비스 이용형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저들을 확보하고 나면 더 큰 미래를 보고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비대면 진료의 미래는 대면 진료의 보완재입니다. 결국 지금처럼 진료서비스의 대부분은 대면으로 이뤄질 것이고, 그 사이 사이를 메워주는 형식으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해요."

현재 대한민국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이다. 아직 명확한 법제화가 돼있지 않기에 앞으로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해 선 대표는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겠지만 비대면 진료는 확정된 미래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의 미래는 대면 진료의 보완재다. 결국 지금처럼 진료서비스의 대부분은 대면으로 이뤄질 것이고, 그 사이 사이를 메워주는 형식으로 비대면진료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엔 비대면 진료에 물음표를 찍었다. "사실 저희도 처음에는 니즈가 있는 것이 맞아? 라는 생각이 있었고 이를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2년만에 5000만건 비대면 진료라는 데이터가 증명했죠. 물론 이것이 과연 올바른 의료인가?는 고민은 항상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함께 보완해 나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선재원 대표가 꿈꾸는 메라키플레이스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모든 의료서비스가 '나만의닥터'를 통하는 것"이다. 예약 서비스, 비대면 진료, 검진관리 등 환자가 필요한 모든 여정에 '나만의닥터'가 함께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고, 그 시발점으로 공급자인 의사와 유저 모두에게 접근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를 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의사가 가장 인정받는 곳은 병원"이라는 것이 선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10년 전 병원에서 나와 세상에 자신을 내던진 채 살아가고 있다. 본인의 가장 큰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없이 '압도적으로 스타트업 대표'라는 선재원 대표는 "왜 결혼하면 사업 못한다고 하는지 알겠어요.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오랜 기간 쏟아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해왔던 일 중 가장 즐거운 일"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