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11월 25일 학술대회...의학교육 현재·미래 조망
통합 6년제 과정, 창의융합인재·자기주도학습·사회적 책임 실천 견인 기대
신찬수 KAMC 이사장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 의과대학 중심으로 이뤄져야"
급변하는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의과대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11월 25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의대 교육과정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와 통합교육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신찬수 KAMC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의학 교육과 후학 양성에 대한 의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의대 학장·의전원장님들의 고견을 듣는 의미 있는 자리다.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사회에서 의과대학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중심 의과대학 설립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근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우리가 따져봐야 할 점이 굉장히 많다.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피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앞으로도 KAMC는 의사 양성 및 의학 교육의 주요 주체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의학교육, 교수개발, 연구 및 정책 대안 제시 등을 위해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축사에서 KAMC의 위상을 되새겼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KAMC는 '국민건강과 의학연구를 담당할 바른 인격과 실력을 갖춘 사회적 리더로서의 좋은 의사 양성'이라는 비전에 걸맞은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라며 "의협은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밑거름으로 ▲회원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회원이 주인인 의협 ▲정치적 역량강화를 통한 한국 보건의료 정책을 주도하는 의협 ▲의사의 사회적 위상 강화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의협 ▲미래의료를 선도하는 의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전체 회원은 물론 전체 회원은 물론 모든 의료계 단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태 대한의학회장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의대 신설 주장을 비판했다.
정지태 대한의학회장은 "21세기 대한민국은 급변하고 있는데 의료계를 압박하는 주제는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지금도 의대 신설을 주장하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라며 "국가가 의사를 양성하는 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군대에서 필요한 군의관을 양성하는 데 세금을 쓰지 않는 나라에서 수많은 의사 양성만이 국민건강 향상의 지름길인 것처럼 질주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지태 회장은 "의사 사회의 미래는 추락하지만 현재에만 머물고 있는 정치가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의학 교육이 변하고 있고 변해야 하지만 제도적 지원은 그 자리에 멈춰 있으면서도 미래 먹거리는 의생명이라고 강변한다"라며 "어려운 시대에 처해 있지만 극복하고 발전을 이뤄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고 숙명"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기조강연으로 ▲한국사회 의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 ▲통합 6년제 교육과정에 따른 의과대학의 역할(이영미 고려의대 교수) 등이 진행됐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의학교육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짚었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기초의학 위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호육성 학문' 지정 등 지원책이 필요하며, 연구기반 강화를 위해 조직적·전략적 접근과 인접 학문에 대한 이해와 연합이 요구된다"라며 "지속되는 의대 신설 요구에 대해서는 중립적·균형적으로 의대 정원 결정 요소를 분석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의대 정원에 대한 사회의 과도한 개입에 대해서는 선제적 대응과 능동적 활동이 필요하다. 의료일원화 논의는 교육일원화가 핵심이며, 의학계가 주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턴 교육 및 필수진료에 대한 개선 방향도 언급했다.
왕규창 한림원장은 "인터 교육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생 임상추론 실기실습을 강화하고, 진로 반영 맞춤형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라며 "필수진료의 지역별·영역별·시간별 공백은 어떻게 하더라도 생길 수 있다. 기정 사실로 받아들일 부분은 인정하고 응급의료체계를 보완해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미 고려의대 교수는 통합 6년제 교육과정에 관해 소개했다.
6년제 통합과정의 기대효과로는 ▲역량 바탕 나선형 교육과정과 21세기 창의 융합 인재 양성 ▲평생학습태도의 근간인 자기주도 학습 역량 촉진 ▲사회가 요구하는 인성을 갖추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의사 양성 등을 제시했다.
이영미 교수는 "의과대학의 궁극적 책임은 공공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유능하고 공감적인 의사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데 있다"라며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어떤 변화가 닥쳐와도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6년제 교육과정의 지향점도 공유했다.
이영미 교수는 "통합 6년제 과정은 학문간 단절 최소화, 기존 개별 콘텐츠 중심에서 어떤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역량·기술을 함양, 학생 개인의 잠재력 극대화 개별화된 학습전략 제공 등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또 기본이 탄탄한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과학적 탐구심과 분석적 사고를 키워주고 있는지, 교육과정에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포함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미 교수는 "한국 의료에서 현재와 미래의 도전과제는 무엇이고 의대 교육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배웠던 방식으로 가르치면 학생들의 미래를 빼앗는 게 될 수 있다. 이젠 우리가 배우지 않은 것을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이와 함께 의사 직업 정체성 형성 촉진을 위한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새롭게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무엇을 어떻게 교육과정에 통합할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청강연으로는 'Education Technology 발전에 따른 교육 원칙과 전략'(임철일 서울대 교수·교육학)이 이어졌다.
KAMC 교육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미래 의학교육: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주제 parallel 세션에서는 '미래 의료와 의학을 선도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과 보급사업'(최석진 인제의대 교수)이 소개됐으며, △미래의학교육과정 교육목표, 과정 역량, 주제 △미래의학교육 교수법(학습방법) △수업계획표 작성하기 등에 대한 조별토론도 진행됐다.
학생위원회가 주관한 이색적인 주제도 선보였다.
학생위원회는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Z세대와의 만남'을 주제로 발제와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KAMC 정책연구소는 '기본의학교육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활용 방안' 세션을 통해 다각적인 데이터베이스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