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기쁨 23년만에 23배로…"사랑이란 이런 것"

나눔·기쁨 23년만에 23배로…"사랑이란 이런 것"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2.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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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병원서 의료비 10만원 지원받은 가족 23배 기부
"더 어려운 환자 위해 쓰이길"…작은 나눔이 맺은 큰 결실

은평성모병원 전경.
은평성모병원 전경.

"23년 전 막내아들이 태어날 때 받았던 사랑을 더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12월 13일, 60대 남성 박 모 씨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의 문을 두드렸다. 23년 전 막내아들 출산 때 의료비를 지원받았는데, 그 때 받았던 사랑을 갚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이다.  

1999년 3월 16일, 박 씨는 은평성모병원 전신인 성바오로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5남매의 막내아들을 출산했다. 당시 형편이 어려웠던 가족들은 당장 병원에 지불해야 할 출산비용에 걱정이 앞섰다. 

박 씨는 성바오로병원 사회사업팀을 찾아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병원은 사회사업팀을 통해 1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가족들이 무사히 퇴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병원과 의료진의 작은 배려 속에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가족들은 "23년 전의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가족 모두의 마음을 담았다"는 말과 함께 당시 지원 받았던 의료비 10만원의 23배인 230만원을 은평성모병원에 기부했다. 

박 씨는 그 때 태어난 막내아들은 건강하게 자라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5남매 모두 장성해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은평성모병원은 박 씨 가족의 기부금을 자선진료기금으로 활용해 경제적, 의료적 취약계층들이 질병과 생활고라는 악순환 속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사업팀을 통한 자선진료와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하고 있는 은평성모자선회 활동 등 생명나눔 이념 실천에 나설 계획이다.

은평성모병원과 하나금융나눔재단이 진행하는 '다시 봄' 각막이식 지원사업 수혜자와 의료진. 왼쪽부터 이현수 안센터장, 각막이식 수술을 받은 양안실명 수혜자, 김현균 사회사업팀장 수녀.
은평성모병원과 하나금융나눔재단이 진행하는 '다시 봄' 각막이식 지원사업 수혜자와 의료진. 왼쪽부터 이현수 안센터장, 각막이식 수술을 받은 양안실명 수혜자, 김현균 사회사업팀장 수녀.

개원 초부터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의 어려운 형편에 마음을 기울여, 이 환자들도 따뜻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영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은 2022년 현재(11월 31일 기준) 총 1375건의 자선진료를 시행해 약 12억 400만원의 진료비를 의료소외 계층에게 전달했다. 하나금융나눔재단과의 협력을 통한 '다시 봄' 각막이식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도 전개 중이다. 

또 '자선은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실천'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 따라 교직원들이 매월 마련하는 700여만원의 은평성모자선회 정기 기부금으로는 지역사회 기관후원, 청년자립 및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김현균 사회사업팀장 수녀는 "교직원들이 환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눈빛과 진심어린 말들이 환자의 마음에 깊이 간직돼 선한 영향력으로 선순환 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2023년 개원 5주년을 맞이하는 은평성모병원이 따뜻한 생명의 봉사자로서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승혜 병원장은 "23년 전 뿌린 작은 나눔의 씨앗이 사랑이라는 큰 열매로 돌아와 모든 교직원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며 "5남매의 가족들이 보여준 생명사랑 정신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좋은 병원'을 실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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