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사회 "의료법 만들 당시 초음파기기도 없었다"
"해부학적 원리 배우지 않은 한의사, 오진 피할 수 있는지 의문"
강원도의사회가 12월 29일 초음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대법원판결을 규탄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2월 22일 초음파기기를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판결 근거 중 하나로 한의학 교육에서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 기초 교육이 보강되었음을 판시했다. 이에 강원도의사회는 "무려 10년 전에 오진을 한 한의사를 처벌해달라는데, 오진에 면죄부를 주고 한술 더 떠서 향후 초음파라는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판례를 바꿨다. 기존 헌법재판소 판결문조차 무시해 법관의 위상을 스스로 추락시킨 희대의 엉터리 판결"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강원도의사회는 판결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궤변"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사회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 자격에 대해서 "적임자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오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한의사가 초음파 검사의 적임자이며 오진을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과 자격을 갖추었느냐"고 되물었다.
판결 주요 내용 중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해당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의료법이 만들어질 당시 초음파 기계가 있었느냐. 시대변화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면 법은 언제 만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의사가 보조수단으로 초음파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가 없다면 향후 의료진이 오진 등 진단상 과오를 범해도 위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이 한의학적 원리 행위와 무관함이 증명되지 않았다는데 그 한의학적 원리는 무엇인지 등을 지적했다.
또 강원도회의사회는 ▲배우자가 한의사로 제척사유에 해당하는 대법관이 판결에 참여한 공정하지 못한 재판이라는 점 ▲한의학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초음파 기기를 해부학적 원리를 배운 적 없는 한의사에게 사용을 권한 점 ▲사건에서 기소된 당사자가 초음파를 사용한 것은 2010년경으로 판시된 시대적 변화 및 충분한 교육과는 무관한 시기라는 점 ▲방사선 피폭이 없다고 해도 암을 제대로 판독하지 못해 환자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해당 판결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강원도회의사회는 "대한민국 국민이 오진으로 고통받는 것을 막는 것보다, 무자격자에게 쉽게 초음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더 중요시한 대법원판결에 분노한다"며 "국민건강과 의료법 면허 범위 및 체계를 전면 부인하고 특정 직역에 편파적인 잘못된 판결이 불러올 재앙에 대비해, 뜻을 같이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결사항전하며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