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친 '위해성' 커…대법원 재고 촉구"
"의학 코스프레로는 치료 불가…한의계도 각성해야"
대법원이 한의사 초음파검사 시행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잘못됐다"고 판결한 데 대한 의료계 분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엔 울산광역시의사회가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울산시의사회는 12월 30일 성명을 통해 "2년여 동안 68회의 초음파기기를 사용해 한의사가 얻은 의학적인 정보는 과연 무엇인가? 오진으로 인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에게 어느 누가 위해성이 없다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의료계는 한의사가 2년에 걸쳐 68회 초음파검사를 시행, 자궁내막암 진단을 늦춘 점에서 '위해성이 없다'고 본 대법원 판단을 비판했다.
울산시의사회는 "그간 대법원의 판례가 대한민국 국민의 모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대변한다고 믿어왔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판단기준'이라는 대법원의 변명 같은 빈약한 논리에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판결 이후 한의사들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 제한이 완화될 우려가 생겼다고도 지적했다.
울산시의사회는 "무자격자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피해는 결국 오진으로 인한 국민에게 귀결되며, 이후 생기는 국민들의 건강권 유린은 대법원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현재 초음파기기뿐만 아니라, 현대 의학 지식이 필요한 여러 장비들이나 약물을 한의사들이 사용 중이거나,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는 바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면서 "의학의 코스프레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것이 의술이다. 한의학의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의학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한의학계도 각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끝으로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을 허용한 비이성적인 대법원의 판결에 상당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위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재고를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