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과의사회 "정책으로 촉발된 사태, 해결책 수립하라"
중국 '위드 코로나'에 따른 사재기 우려…"적극 규제해야"
서울시내과의사회가 12월 30일 성명을 통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약품 품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코로나19 유행이 3년 이상 장기화되고 독감 환자가 늘어나면서, 호흡기 질환 대증치료에 필요한 진해거담제·해열진통제 등 약품 품절 및 부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가고 있다"며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지난 2009년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 및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내세워 20% 이상의 약가 인하를 강행한 것이 제약사가 원가 이하인 약 생산을 중단하는 결과로 이어져 현재의 필수의약품 부족 사태를 촉발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11월 정부는 제약사들과 긴급회의 후 해열진통제 보험가를 80% 이상 인상하며 생산을 독려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내과의사회는 "공급이 중단되거나 수량이 부족한 의약품 품목 수는 2015년 31개, 2019년 110개, 2021년에는 181개로 계속해서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약품 공급 부족 현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년 전 마스크 대란 당시 중국인들이 한국 마스크를 사재기했듯이, 최근 중국 보따리상이 한국 감기약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짚은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이로 인해 약품 부족이 심화돼 정작 약이 필요한 우리나라 국민은 약을 구하러 이리저리 뛰어야 하는 판국이 됐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필수의약품의 공급 부족 및 생산 중단 사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다뤄졌음에도 정부는 근본 대책도 없다"며 "국민에게는 고통 분담을 읍소하고, 의사에게는 감기약 처방일수를 줄이라는 협조 공문을 띄우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땜질식 처방이 아닌, 기본의약품에 대한 합리적 약가 보장을 통한 생산 안정화가 필요하다. 또 국가적 재난을 틈타 기본의약품들을 매점매석하는 불법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엄벌해야 한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정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