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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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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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1

깜박했다

이렇게 속을 줄이야

고작 서너 발짝 걷는 게 전부인데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속이 타고 온몸이 화끈거리는데

요양원 식구들 모두 저렇게 느긋하다니

아무리 초짜 요양보호사지만

출근 첫날부터 이게 무슨 망신이람

 

2

그럴 줄 알았다

자신감에 넘치더라니

교대 시간이나 예배 시간을 조심하라고

누누이 강조했는데...

근방을 수소문하면 된다

어차피 어르신은 멀리 가진 못한다

 

3

정말 난 아무렇지도 않다

모든 친절이 모두에게 편안한 건 아니다

갈바람에 수양버들이 그리워

잠시 외출한 걸 가지고

엄청난 사고라도 난 듯 소리 지르니

평소 연락할 친구나 가족이 있으면

이런 수모는 겪지 않을 텐데

외출도 내 맘대로 못 하면

연옥 어디쯤이지

이게 무슨 요양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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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삼색 2023-01-17 11:12:00
그야말로 삼인삼색이다. 요양 보호사와 요양원 원장과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물론 요양원에서 혼자 외출은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저런 소동이 난 것이겠지. 초짜 요양 보호사와 노련한 원장과 자아를 간직한 어르신의 수 싸움이 볼만하다. 이미 승부가 정해진 싸움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친절이 모두에게 편안한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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