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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취통증의학회 "환자 안전 지키며 세계로 도약할 것"
인터뷰 마취통증의학회 "환자 안전 지키며 세계로 도약할 것"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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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흠 회장 "마통과 인기에도 마취전문의 부족, 국민 안전 우려"
안전한 마취 제공 위해 '마취실명제', '마취전문의 차등수가' 제시
"마취전문의 기피 현상 주범은 현 수가체제" 지적...정책 개선 기대
ⓒ의협신문
연준흠 대한마취통증의학회장이 1월 12일 의협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할 회무와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단일회장 체제로 통합된 후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연준흠 회장(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이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필수의료에 기여하며 도약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흠 마취통증의학회장은 불법마취에 따른 환자 안전 위해를 우려하며, 필수의료 마취인력을 충원하고 안전한 마취를 제공하기 위해 '마취실명제'와 '마취전문의 차등수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 마취통증의학회 '새 출발'…"필수의료 지키는 국제적 학회로"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1956년 설립 이후 67년을 이어 온 학회로, 최근에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연달아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마취의학연합회 아시아호주지역지부와 함께 마취통증의학 국제 학술대회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2021년에는 대표학술지인 <KJA(Korean Journal of Anesthesiology)>가 SCIE급 학술지로 등재돼 피인용지수(IF) 5.167점을 기록했는데, 국내 SCIE 저널 144종 중 19위와 마취학 국제 학술지 34종 중 아시아 1위(전체 10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얻었다. 

연준흠 회장은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학술대회와 <KJA>가 마취학 분야에서 세계 3대 학술대회와 세계 3대 학술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필수의료 정책에 대해서도 "필수의료 인프라인 마취통증의학과의 협업은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응급수술·중증수술이 야간이나 휴일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과 내에서도 3D 영역으로 여겨지며 전문의들이 점차 줄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다양한 논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기 내 회무로는 △마취 프리랜서 팀 조직화 △표준마취안전기준 확립 △안전한 소아마취·진정 여건 마련 △장애인 치과 처치 시 마취제공 △통증 분과전문의 제도 논의 및 추진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소통'을 강조하며 "환자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는 마취와 수술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과 계열과 마취통증의학과의 상생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 마취통증의학과 인기, 마취전문의 늘려 필수의료 지키려면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2016~2022년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지원율(%) [그래프=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의협신문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다. 2016~2022년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지원율(%) [그래프=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의협신문

마취통증의학과는 꾸준히 정원 이상의 전공의 지원율을 보였으며, 2023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51개 병원 170명 정원 중 223명이 지원해 1:1.3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인기 과'로 자리잡았다.

지속적으로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비결에 대해 연준흠 회장은 "젊은 세대들의 워라밸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공의 수련 기간 중 주 80시간 근무환경이 잘 지켜지며, 환자 및 보호자와 트러블을 경험할 일이 많지 않은 데다, 수술 중 환자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마취·통증의학·중환자의학 등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진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도 꼽았다. 연준흠 회장은 최근 검사 및 시술 시 진정 수요 증가, 수술 전 마취자문 클리닉 확대, 신속대응팀(RRT, Rapid Response Team) 참여 요구도 증가 등을 요인으로 짚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통증클리닉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제고되고 있다는 점도 환기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은 매년 전년 대비 4~7%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73.6%가량 급증한 것으로, 마취통증학과 및 통증클리닉 개원이 지속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마취통증의학과가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음에도 중환자 및 응급수술에 필요한 마취전문의 기피현상이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특히 분만 영역에서는 24시간 응급 수술이 잡힐 수 있어 근무 여건이 어렵고, 무과실 의료사고에도 소송이 빈번해 마취전문의 고용난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소아마취분야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일차의료기관 마취의 안전 사각지대"라며 "소아 마취 술기는 더욱 어렵고 약제 사용에 제한이 많은데다, 출산율 저하로 소아 환자 수가 적어지면서 소아마취 교육·수련·경험 기회도 적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수익이 되지 않는 소아마취 및 진정 분야에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것을 꺼려하고, 환자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학회나 국가가 공공의료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 불법마취 근절하고 환자 안전 지켜야…마취실명제·차등수가

연준흠 마취통증의학회장이 필수의료 영역에서 안전한 마취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연준흠 마취통증의학회장이 필수의료 영역에서 안전한 마취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마취전문의 고용난이 비마취의나 마취전문간호사 등 무자격자에 의한 마취 시행으로 이어져 환자 안전과 생명을 크게 위협한다"고 경고한 연준흠 회장은 "마취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환자평가, 위험도·마취방법·환자감시수단 종류 및 수준 결정, 신경차단, 중심정맥로 확보, 마약성 진통제 및 각종 심혈관계 약물 투여시기 결정, 수술 후 통증 조절 약물 종류 결정, 약물 처방·용량 조절 판단, 수혈·수액투여·약물교체·투여종료 판단 등 어느 한 가지라도 무자격자에게 위임할 수 없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인력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대다수 병원과 환자를 위해서라도, 이런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단속과 강력한 처벌 및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마취전문의 기피현상을 해결하고 필수의료 영역에서 안전한 마취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전문의 양성을 위한 전공의 정원책정 TO 증원 ▲마취실명제 시행 ▲마취전문의 차등수가 등을 제안했다.

마취실명제는 보험 청구 시 마취를 시행한 의사의 면허번호를 기입하도록 해 전문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연준흠 회장은 "불법마취를 근절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등수가에 대해서도 △마취전문의가 마취전담 △비마취전문의가 마취전담 △비마취전문의가 수술·마취 동시 시행 등의 경우에 따라 수가를 차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선 의료진도 수술받는 환자가 마취전문의 유무를 확인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힌 연준흠 회장은 "미국은 수술하는 의사가 청구한 마취료는 인정하지 않고, 일본은 마취전문의에 의한 마취료는 가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3차 마취적정성 평가 결과,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의 월평균 마취시간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는 마취통증의학 전문의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보건당국이 마취의 위험성·중요성·전문성을 인정하고 마취전문의에 의한 마취가 진료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보건당국과 국민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도적 변화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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