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요양원

노블레스 요양원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20 13:42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광합성의 기억을 잃어버린 나무가 이리저리 몸통을 굴린다 제 갈 길 잃어버리고 내비게이션이 정해준 위치에 따라 뿌리를 내린다 중증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고목은 고집스런 고물이 된다

용도 폐기된 서까래들이 빛바랜 침대에서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한때는 자랑스럽게 고래등을 떠받들었지만 이제는 고사목이 되어 요양보호사가 건네 준 빨대로 물과 햇빛을 받아먹는다

황금빛 대리석으로 치장한 요양원에 고물들이 몰려든다 잇몸 주저앉은 나사못 팔목 부러진 곡괭이 사지가 뒤틀린 철제 사다리, 디지털 신제품에 내몰린 실버 연장들이 구석 방 창틀에 모여 황금색 기저귀를 말리고 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