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C는 필수의료 최종치료기관 될 수 있을까?

NMC는 필수의료 최종치료기관 될 수 있을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2.0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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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충족 필수의료 해결·취약계층 의료안전망 확보 대명제
중증외상센터·중앙감염병병원 제역할 위해 모병원 병상 관건
국가중앙병원 걸맞는 진료역량 구축·배후병원 기능 확보 중요 

2월 9일 국회에서 열린 '필수중증의료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 방안'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비례), 성일종 정책위 의장(충남 서산시태안군),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시갑), 서정숙 의원(비례), 최승재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비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백현욱 한국여자의사회장 등이 참석해 NMC 현대화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2월 9일 국회에서 열린 '필수중증의료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 방안'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비례), 성일종 정책위 의장(충남 서산시태안군),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시갑), 서정숙 의원(비례), 최승재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비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백현욱 한국여자의사회장 등이 참석해 NMC 현대화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NMC는 필수의료 분야 최종치료기관이 될 수 있나? 국가 중앙센터로서 임상적 리더십을 가질 수 있나? 

국립중앙의료원(NMC) 현대화 사업은 미충족 필수의료 해결과 취약계층 의료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순한 외형적인 확대를 넘어 국가 공공의료의 미래를 가늠할 '쐐기돌'로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국가중앙병원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지고, 공공의료의 중추로서 지방의료원의 3차병원 역할 수행을 위한 임상적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고언이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비례) 주최로 2월 9일 국회에서 열린 '필수중증의료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는 NMC 현대화 사업 예산 삭감의 부당성을 알리고, 국가중앙병원 기능에 맞는 역할 부여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 의장(충남 서산시태안군),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시갑), 서정숙 의원(비례), 최승재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비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백현욱 한국여자의사회장 등이 참석해 NMC 현대화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이소희 NMC 전문의협의회장(정신건강의학과)은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예산 삭감이 불러올 미래' 발제를 통해 NMC 현대화 사업 축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먼저 미충족 필수 의료 최종치료기관 역할 수행이 불가능하다.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외상환자 전원율은 서울지역(10.2%)이 전국 평균(6.2%)보다 높다. 기재부가 사업 축소 이유로 서울의 포화상태 이른 병상 수를 들었지만, 현실에서는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의료공백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상황은 예방가능외상사망률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19년 기준 서울지역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20.4%로 전국 평균(15.7%) 보다 높다.

이소희 NMC 전문의협의회장이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예산 삭감이 불러올 미래'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이소희 NMC 전문의협의회장이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예산 삭감이 불러올 미래'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미충족 의료 분야인 모자의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지역은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MFICU)이 추가적으로 117병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NMC에는 단 1병상도 없다.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안전망 역할도 수행할 수 없다. 현재 NMC의 의료급여환자 진료 비율은 입원(25.9%)·외래(26.5%) 모두 지방의료원(42곳) 13.5%, 16.2%, 국립대병원(16곳) 5.9%, 6.0%를 크게 상회한다. 현대화 사업이 축소되면 취약계층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 

진료역량 부족 문제는 오래된 과제다. 전원 사례를 살펴보면 해당 질환 전문의가 없거나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응급·중증외상·감염병·모자보건 등 미충족 필수분야의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병상(최소 800병상 이상)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기재부 방안대로 본원 526병상 규모로는 의사 인력을 확보해도 의료술기 유지를 위한 진료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인력이 이탈하게 된다. 실제로 NMC 지난해 의사 17명이 병원을 떠났다.

현재 필수의료분야 권역임상센터를 운영 중인 모병원인 국립대병원의 병상 수는 평균 988병상에 이른다. 반면 NMC는 응급·외상·감염병·심뇌혈관·모자의료 등의 권역임상센터에 모두 지정됐지만 505병상에 그친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간호인력도 고려해야 한다. 감염병전문병원을 평상시 100병상, 위기시 134병상을 운영할 경우 팬데믹 상황에서는 필요 간호인력은 배 이상(319명→709명) 늘어나고, 현장 투입을 위한 1∼2주의 교육기간까지 감안하면 최소 740병상은 필요하다.  

이소희 회장은 "현 상태라면 의료 손실비용 증가, 진료기능 재투자 감소, 병원 경쟁력 약화로 의료손실 누적이 불가피하지만, NMC를 10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급으로 건립하면 의료이익 발생으로 중앙감염병병원 운영 손실비용 충당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본원은 최소 800병상 이상 확보해야 중증외상, 심뇌혈관질환, 모자의료 등의 필수중증의료 중앙센터 기능, 국가중앙병원 및 지방의료원의 3차병원 역할 수행, 우수 의료진 확보 통한 임상적 리더십 강화와 재정 자립 여건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도 모병원으로서 진료역량과 배후진료 기능의 중요성이 노정됐다. 

(왼쪽부터)김연재 NMC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 정경원 아주의대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왼쪽부터)김연재 NMC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 정경원 아주의대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패널토의에는 김연재 NMC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NMC 감염내과),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감염내과), 정경원 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외상외과), 명승권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이성미 보건복지부 NMC 신축이전 TF팀장 등이 참여했다. 

김연재 센터장 : 중앙감염병병원이 감염병 대응을 하는 다른 공공기관들의 최종 치료기관이 되려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최종 치료기관은 일반 공공의료기관에서 하기 어려운 수술이나 치료를 위해 전원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의미한다. 국립대병원이나 민간대학병원은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 확인됐듯 동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NMC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해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지만 생명보장 차원에서 국가의 적극 개입을 필요로 하는 미충족 필수의료 영역의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국민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무너져 가는 지역의료체계에서 권역, 지역 간 필수 중증의료 연계체계의 중심이 돼야 하며, 취약계층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병상 수로는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엄중식 교수 :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등 5∼6년 주기로 새로운 감염병이 우리를 위협을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3년밖에 안 남았다. 그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메르스가 3개월 동안 국내 GDP 9조원이 빠졌다. 코로나 병상 손실보상만 지난해 3분기까지 7조원이 넘게 나갔다. 2015년 메르스 이후 국가 방역체계 개편안이 나오고 감염병전문병원 얘기가 나왔지만, 2017년 이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해 경제성 이야기를 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안보 차원에서 다룬다. 사스, 메르스 유행 후 정부 백서를 보면 6년이 지났는데 똑같은 내용이다. 이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뒤돌아보는 백서를 만들었을 때 무엇을 남기겠는가. 세 개의 백서가 똑같지 않기를 바란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신종 감염병의 최초 대응과 함께 다른 의료기관이 진료할 수 없거나 복잡하고 어려운 환자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실제 권역감염병전문병원 선정 과정에서 부지 확보와 함께 배후 병원의 규모와 역량이 가장 중요한 선정 기준이었다. 제대로 된 계획과 전략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좀 더 다른 선택과 결정이 필요하다. 

정경원 교수 : 아주대병원은 100병상 규모 외상센터를 운영하기 전(2016년 이전) 경기남부권역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의 20%를 수용했지만, 2021년말 기준 50% 정도를 수용하고 있다. 향후 병상 증설 후에는 지역 내 중증외상환자의 80∼90% 이상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 뿐만 아니라 외상센터 특성 상 여러 부서의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고 비정기적이면서도 여러 자원을 대기시킬 수밖에 없으며, 모병원과 함께 양적·질적으로 함께 성장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NMC에 만들어질 중앙외상센터는 경기남부권역과 유사하게 인구 940만이 넘는 서울권역을 커버한다. 서울권역내 유일한 외상센터로 설계된 100병상의 외상센터는 최소한의 규모일뿐만 아니라 전담인력 이외에 모병원의 자원이 추가적으로 지원·공유돼야 운영이 가능하다.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외상센터 자원 배후에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병상과 인력·장비·시설을 보유한 1000병상 이상의 모병원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명승권 대학원장 : 2020년 기준 전체 보건의료기관 7만 3514곳 가운데 공공병원은 5.2%(3801곳)에 그친다. OECD(평균 51,8%) 최하위다. 여전히 압도적인 민간병원 중심 의료공급체계다. 빅5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림현상을 막고,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립중앙의료원 뿐만 아니라 국립암센터, 국립재활원, 국립서울병원, 지방의료원 등 기타 공공보건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선언적으로 공공의료 강화를 얘기할 게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빅5에 준하는 의료서비스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시설과 인력에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필수 중증의료 분야 중앙센터, 지방의료원의 3차병원, 국가 중앙감염병병원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20개 이상 진료과목과 1000병상 이상 규모, 우수한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신성식 기자 : 불편한 이야기를 하겠다. 지금 NMC가 추구하는 것은 또하나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적절한지 의문이다. 중앙감염병병원이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서울권역 외상센터도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이 하고 있다. 이 병원들의 규모를 더 확장하면 안 되나. 왜 NMC가 '중앙'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해야 하나. 응급, 심뇌혈관, 모자의료 등도 전국에 있는 국립대병원과 상급종합병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NMC가 필수의료 분야에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도 민간에서 잘 하고 있으면 맡기면 된다. 이런 의문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성미 팀장 : NMC 현대화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다양한 자료로 기재부를 설득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아직 문은 닫히지 않았다. 3월에 기본 설계가 끝나면 향후 1년 정도의 협의 조정 절차가 남아 있다. 중증외상센터와 중앙감염병병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모병원의 병상이 어느 정도 돼야 하는지에 대해 더 알려나갈 것이다.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새로운 논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할 계획이다. 확정 사안에 대해 정부 내 절차를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문은 닫히지 않았다. 모든 분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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