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의약 3개단체…비대면 진료·약 배달 '공동대응'

서울시 의약 3개단체…비대면 진료·약 배달 '공동대응'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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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서울시약사회·서울시내과의사회 "경제 이익보다 국민건강 우선"
세계적 의료 접근성 및 의사 80% 반대에도 추진하는 제도? "명분 없어"

ⓒ의협신문
서울시 3개 의약단체가 2월 17일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제도화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 권영희 서울특별시약사회장, 이정용 서울시내과의사회장. ⓒ의협신문

서울특별시의사회, 서울특별시약사회, 서울시내과의사회 3개 단체가 정부의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 제도화 추진을 규탄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를 국민건강이 아닌 경제 논리로만 평가하고 산업화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세 단체는 지난 2월 17일 간담회를 갖고 공동 성명서를 채택,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될 수 있는 제도의 섣부른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문제점이 있고, 조제약 배달 또한 불명확한 복약 상담과 약물 오남용 및 약화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시적 비대면 진료 기간에도 인증되지 않은 민간 플랫폼이 난립해 의료쇼핑과 약물 오남용을 조장했고, 일부는 의료법과 약사법을 다수 위반한 불법 영업행위가 적발됐다"고 꼬집으며 "의료 접근성이 세계적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위기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를 유지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6월 설문조사 결과, 80% 의사들이 비대면 진료에 극히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의사 회원 2600명 대상)"는 것과 "약 배달은 유통 중 변질·오염이 우려되고 복약상담 및 이상반응 모니터링이 어려워, 지난 3년간 약사회에서 끊임없이 반대해 왔다"는 것을 환기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은 격오지·의료취약지나 장애인 등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의·약계 단체 주도의 시범 사업으로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면 진료·약 배달 반대한다!


 서울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서울시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의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범유행의 국가재난 상황 속에서 의사와 약사는 오직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진료 및 조제 투약에 헌신하였다. 
수년 전부터 의사-환자 간의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려는 법 개정안은 꾸준히 발의되었으나 의사단체와 약사단체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도의 섣부른 도입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범유행 속에서 비대면 진료는 불가피하게 시행되었고 원격의료의 합법적인 제도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의료기관과 약국이 비대면 진료와 비대면 투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위기 극복에 일조하였다.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고 코로나19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현 시국에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유지해야 할 명분은 그 어디에도 없다.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찰이 생략되어 오진의 위험성이 높고 의료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조제약 배달은 불명확한 복약상담과 약물복용의 오류, 약화사고 등 국민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기간에도 경험했듯이 인증되지 않은 민간 플랫폼의 난립과 과당경쟁은 의료쇼핑, 약물 오남용 등을 조장했고 일부 플랫폼은 의료법과 약사법을 다수 위반한 불법 영업행위를 하며 성장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2022년 6월, 4개 전문과목(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의사회 회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80%의 의사들은 오진의 위험, 의료 영리화,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에 대한 우려로 비대면 진료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고 국민 정서 역시 무분별한 비대면 진료의 확대는 원하지 않는다. 

약사회에서는 약 배달은 기형적인 창고형 약국을 양산하고, 유통 중 변질·오염, 복약상담 및 환자 이상반응 모니터링 등이 어려워 오투약과 약화사고의 위험이 크고, 쉽게 구입·배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약물 오남용으로 직결되므로 지난 3년간 끝없이 반대해왔다.

의료사각지대 해소, 국민의 편리성 증대를 핑계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산업적 측면이 중심이 된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와 약 배달의 허용은 지금까지 정립된 보건의료의 개념과 가치를 기반으로 한 보건의료생태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또한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위해 헌신한 각 직역 전문가의 역할을 무력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서울시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의 제도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산업적 측면만을 중요시한 현 정부의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허용을 강력히 반대한다. 보건의료를 경제의 논리로만 평가하고 산업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전면 중단해야 한다.

○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이 도입된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차 보건의료를 지탱해온 일차의료기관과 약국은 고사할 것이므로 제도의 섣부른 확대 시행을 결사 반대한다.

○ 방역정책의 완화에 따른 일상 회복과 함께 비대면 진료와 비대면 투약을 당장 중단하고 보건의료체계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 비대면 진료·약 배달은 먼저 격오지, 의료취약지나 장애인, 최소한의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의·약계 단체가 주도된 시범사업을 통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2023년 2월 20일
서울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서울시내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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