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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CA 검사,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전체 확대 필요

BRCA 검사,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전체 확대 필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2.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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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BRCA 검사 기준 까다로워…표적치료제 맞춤 치료 기회 상실
22개 기관 참여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570명 유전자 분석
안희경 가천의대 교수팀, 미국 유방암 심포지엄 포스터 발표 호평 

안희경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왼쪽)와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안희경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왼쪽)와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저위험 환자에게는 보험급여가 불가능한 유전자검사를 전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상당수가 gBRCA(germline BRACA) 변이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전자 검사를 받지 못해 뛰어난 치료 효과를 가진 표적항암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gBRCA 변이 암환자는 PARP 억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안희경 가천의대 교수(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와 박연희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은 국내 22개 의료기관의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분석을 통해 gBRCA 변이 유무를 검사했다. 

gBRCA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로, g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질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병 확률은 70%, gBRCA2 유전자 변이는 45%까지 높아진다. 

이번 연구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gBRCA1/2 변이 비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9년 10월∼2022년 3월 국내 22개 기관에서 모집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570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gBRCA 변이 여부는 혈액을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차세대 염기서열분석) 방식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총 570명 환자 중 42명(7.4%)에서 gBRCA1/2 변이가 발견됐다. 특히 42명 중 국내 gBRCA 검사 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들은 19명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삼중음성유방암 2명,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17명이었다.

안희경 교수는 "저위험군 환자에서 gBRCA 검사의 보험급여는 불가능하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현재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 중에서 gBRCA 표적치료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환자 일부가 검사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검사를 전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확대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 연례학술대회(SABCS 2022)에서 '국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gBRCA1/2 변이 유병률을 확인한 연구 결과'라는 포스터로 발표돼 호평을 받았다. 연구에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22개 기관이 참여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중 두 번째로 한국인의 의료 환경에 맞는 NGS기반 고형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NGS'는 30억 쌍의 염기로 이뤄진 인간 유전자 정보 전체를 빠르게 읽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NGS는 한 번의 검사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대량으로 분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암세포나 혈액을 활용해 암의 진단, 치료, 예후 관련 유전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같은 암이라도 상이한 유전자 변이 형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선별 치료가 가능하다. 또 개인의 질병 발생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길병원은 지난 2018년 NGS기반 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자체 개발함에 따라 외부 수탁기관에 맡길 때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 기존 외부 기관에 수탁할 경우 환자의 유전자 정보 중 일부만 제공받던 것에 비해 자체 검사를 통해 환자 유전자 정보 전체를 확보해 분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전자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였다. 

안희경 교수는 "NGS는 암환자의 유전자형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검사 방법"이라며 "새로운 항암제들이 많이 개발되는 가운데 보다 많은 환자들이 NGS를 통해 치료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희경 교수는 최근 비용 문제로 NGS 검사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검사비를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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