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필수의료 기피는 의사 아닌 제도 탓"…대전협 "적극 지지" 밝혀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환영…"전공의 처우·전문의 확보·재정 투입" 제언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2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에 "적극 지지"를 보내면서 전공의 처우 개선안의 구체화를 주문했다. 전공의의 절반 이상이 주 80시간 초과 근무하는 현실을 짚으며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시범사업'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22일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은 △전공의 연속근무 개선 △전문의 확보를 위한 지정평가기준 개선 △입원전담 전문의 수가 가산 및 관련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다.
이에 대전협은 "전공의 연속근무 개선 및 전문의 확보를 위한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8일과 올해 1월 31일 발표된 필수의료지원대책에 비해 대전협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항들이 일부 반영됐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2월 22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간담회에서 "의사가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잘못"이라며 "건강보험재정이 모자라다면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전협은 "적극 지지"를 보냈다.
대전협은 필수의료과에서 주 80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등 과로 경향이 짙다고 지적하며 "전공의를 착취하며 지탱해 온 보건의료 행태를 방치하며 주 100시간 근무와 주 2~3회 36시간 연속근무를 지속적으로 종용한다면, 우리 의료인은 인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결국 서비스 공급을 포기하고 말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소아의료체계를 아울러 병원 내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처우 개선과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최근 의과대학생 24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대생이 필수의료를 지망하지 않는 대표적 이유는 △전문의 이후 삶의 질(67.1%) △의료사고에 대한 두려움(64.4%) △지나친 전공의 업무 강도(61.1%)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수면시간 보장) 시범사업 ▲공공병원 대상 주64시간 및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전문의 확보에 대해서도 이번 대책에 포함된 지정평가기준 강화 및 재원 마련의 구체화가 시급하다면서 ▲상급종합병원 병상 60개(또는 이하)당 전담 전문의 1명 수준으로 개선 ▲수련병원 전체 전공의 대비 전담전문의 10:1 이하 등 구체적 기준 마련 ▲의사 대 환자 비율(1:20)에서 전공의를 0.5명(정신건강의학과 기준)으로 산정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검토 등을 촉구했다.
재정 투입에 대해서도 ▲한국형 사회보장기여금(국고지원금) 등의 항구적 법제화 ▲해외 주요 선진국 수준의 국고지원금 비중 확대 등을 통한 지속성 확보를 주문했다. 수가 가산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검토와 신속한 추진을 요구하며 "추후 구체적인 수가 개선안을 제시하는 요구안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민구 대전협회장은 "병원이 충분히 전문의를 뽑아 인간다운 근무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갖고 인력기준을 설립하고 신속히 재정을 투입해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정원을 늘린다고 부족한 필수의료 영역 의사 수급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결 대전협 정책이사도 "24시간 연속근무 제한은 상식에 가까운 요구다. 전공의도 근로자이며, 장기적으로는 주52시간제의 적용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