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news/photo/202303/148741_111485_4523.jpg)
엄마 없는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
젖은 기저귀에 있고
뒹구는 숟가락에 있고
주름진 치마 속에 있다고 칭얼댄다
K의 목소리엔 비누향이 은은하다
자신도 끼니마다 약을 챙겨 먹는다고
침대에 누워 있는 조그만 아이를 달랜다
매일 아침 그녀는 푸른 숲에 온다
무지개 같고 백합 같다 아니 하얀 알약 같다
매일 저녁 그녀는 일몰처럼 사라진다
반달 같고 노을 같다 아니 붉은 립스틱 같다
아이는 반려견처럼 보챈다
때론 장미가시처럼 찔러댄다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고 힘차다
힘겨운 기저귀케어도
그녀에겐 소꿉놀이처럼 재빠르다
그러나 이제 안녕
곁에 있던 아이가 떠나간다
극소량의 온기로 또 하루를 견딘다
K의 몸에서는 늘 엄마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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