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년 한림의대 교수팀, 미국스포츠의학회지·사이언티픽 리포트 논문 게재
절골술 없이 발목 피부 2∼3cm만 절개…박리된 연골뼈 제거 않고 제자리 고정
소아청소년기엔 외상없어도 혈류장애로 연골뼈 탈락…성장판 손상 없이 치료 가능
우리 몸의 관절 가운데 발목은 외상 위험 발생이 가장 높다.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두께가 1mm로 매우 얇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발목 염좌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14만 9764명에 이른다. 주로 활동량이 많은 10∼20대 환자가 48만 5472명으로 전체 환자의 42.2%를 차지했다. 최근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운동량 및 신체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발목 부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발목이 접질릴 때 연골 부분에 손상이 생기면 연골과 뼛조각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은 발목 염좌·골절로 연골과 연골 아래뼈가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다.
과거에 강한 충격이나 외상으로 인한 발목 부상이 있었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거나, 단순히 삔 것으로 오인해 대증적 치료만 했을 경우 이후 발목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소아는 발목 염좌 등 외상없이 거골 부위 혈류장애로 인해 박리성골연골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
삔 발목이 나은 뒤에도 걷거나 운동할 때 통증이 있거나 발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형년 한림의대 교수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이 환자의 발목 연골뼈를 보존하는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개발했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의 경우 활동 제한 등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병변의 크기가 작을 경우 관절경을 이용한 미세골절술(미세천공술)로 연골 재생을 시도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병변 부위가 관절연골인 초자연골로 재생되는 것이 아닌 섬유연골로 재생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조금 더 본연의 관절연골에 가까운 연골로 재생될 수 있도록 줄기세포나 자가연골세포이식술과 같은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지만 아직 완벽한 관절연골 재생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기가 큰 병변의 경우 완벽한 관절연골로 병변 부위가 대체될 수 있도록 자가골연골이식술(OATS)을 시행한다. 병변 부위의 박리된 연골과 뼈를 제거한 후 무릎 부위에서 정상 연골과 연골 아래뼈를 함께 떼어내어 병변 부위에 이식해 주는 방법이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발목 복숭아뼈 절골 후 잘라서 병변 부위를 노출시켜야 가능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크며, 이식수술 후 복숭아뼈 절골 부위를 금속나사로 고정한 후 다시 제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 무릎 연골을 떼어내기 때문에 해당 부위가 시리거나 통증이 남을 수 있다.
김형년 교수의 새 수술법은 박리된 발목 골연골 상태가 양호한 경우 재생이 가능하다는 데서 착안했다. 특히 비교적 나이가 어릴 수록 골연골 상태가 더욱 양호하기 때문에 환자의 박리된 골연골을 제거하지 않고 고정해 붙여주는 수술법이 효과적이다.
이 수술법은 발목 피부 2∼3cm 절개만으로 시행이 가능하고 무릎 연골을 채취할 필요가 없다. 복숭아뼈 절골 없이 본인의 발목 골연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후유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다. 골연골 모양도 떨어져나간 본래 위치에 그대로 잘 맞아 효용성도 높다.
그러나 박리된 골연골의 상태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거나 단단하지 않을 경우 잘 붙지 않을 수 있고 병변 아래 뼈의 상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판단과 수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판의 손상 없이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는게 중요하다.
김형년 교수팀이 개발한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 관련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정형외과국제학술지인 <미국스포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IF=7.010)에 발표됐다. 또 수술 후 우수한 연골 상태를 MRI와 관절경 검사로 확인한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IF=4.997)에 실렸다.
김형년 교수팀은 26명의 발목(거골) 박리성골연골병변 환자 중 23명에게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시행해 20명(77%)의 환자에서 병변이 아래뼈에 잘 붙은 것을 확인했다. 환자의 발목기능점수 역시 호전됐다.
이와 함께 수술 전 CT검사에서 병변의 뼈 상태가 좋지 않거나 병변 아래의 단단한 뼈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경우에는 불유합이 나타날 수 있어 고정술을 선택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골유합 상태를 살펴본 16명 환자의 관절경 검사 결과 정상(normal) 5명, 정상 인접(nearly normal) 11명 등의 소견을 보였으며 비정상(abnormal)이나 악화(severly abnormal) 소견은 없었다.
김형년 교수는 "발목에 발생한 박리성골연골병변은 크기가 크고 연골과 연골아래뼈의 상태가 양호한 경우 이를 제거한 후 미세절골술이나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본인의 골연골을 살릴 수 있는 고정술로 치유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절골술 없이 최소절개로 시행하는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이 최선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목 외상 경험이 있고, 운동 혹은 오래 걸었을 때 갑작스런 통증이 유발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