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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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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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나이에 맞지 않게

화려한 치장을 한 60대 여자가

자꾸 앞가슴에 손을 올린다

 

이면지에 글을 끄적이다

문서의 뒷면을 훔쳐본 적이 있다

 

쌕쌕거리며 글썽이는 그녀의 등은

좁고 쭈글쭈글한 막다른 벼랑이었다

 

옷을 입고도 절벽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유방암 3기로 한쪽 가슴을 도려냈어요

 

기이한 절벽이

훌러덩 머리를 풀어 제치고

서늘한 질문을 쏟아 붓는다

 

물푸레나무

저 가벼운 목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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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2023-03-14 12:03:40
가슴은 여성의 자존감을 상징한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 후 보정수술을 받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방 재건술은 수술 기술과 재료의 발전으로 더욱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보정수술도 이에 맞추어 진행된다. 하지만 어떤 보정도 하지 않았음에도 내면의 단단함으로 당당하고 당찬 사람이 있다. 그녀가 서늘한 질문을 쏟아 낸다. 물푸레나무 가벼운 목례처럼.

남후양 2023-03-14 06:47:38
살아 있는 나무는 잎사귀를 떨어뜨린다- 류근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