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수면, 건강한 삶 만듭니다"

"건강한 수면, 건강한 삶 만듭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3.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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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면연구학회·대한신경과학회 '2023 세계 수면의 날' 심포지엄
"신체·정신·인지 건강 전반 영향…국가 차원서 수면 문제 다뤄야"
'수면무호흡증' 치료 위한 '양압기' 처방 급여 기준 확대 필요

대한수면연구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3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세계 수면의 날' 기념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span class='searchWord'>정기영</span> 대한수면연구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3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세계 수면의 날' 기념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기영 대한수면연구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건강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만듭니다."

수면은 신체, 정신, 인지 건강 전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의 문제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치료를 위한 양압기 처방 급여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건강한 수면의 중요성과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면장애 치료법, 전체 인구 수면 동향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진단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대한수면연구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3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세계 수면의 날' 기념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세계 수면의 날'(3월 17일)은 세계수면학회가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수면질환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7년 제정했다. 매년 3월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70개국에서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행사 주제는 '수면은 건강의 필수'. 

정기영 대한수면연구학회장(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은 먼저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짚었다. 

정기영 회장은 "수면은 우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경험하는 일상으로, 수면이 부족할 경우 신생아부터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게다가 우리 몸의 모든 기능과도 연결돼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면에 문제가 생기면 뇌, 심장, 면역계, 콩팥, 등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수면문제는 개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수면부족 때문에 유발되는  졸음운전은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영 회장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문제는 평상시에 조금만 신경 쓰고 제대로 알고 관리하면 대부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진행하는 심포지엄의 의미도 알렸다. 

정기영 회장은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지 저하를 보이는 고령 환자들을 많이 마주하는 신경과 의사에게도 뇌건강과 수면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라고 말했다. 

수면건강은 국가 차원에서 다뤄야 할 공중보건 문제라는 진단도 내놨다. 

정기영 회장은 "모든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시간인 수면은 식이·운동과 함께 건강의 필수 3 요소로 소아기 수면문제는 뇌 발달 및 신체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청소년기에는 인지기능, 자살사고, 정서장애와 연관이 있다. 중년 이후에는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라며 "수면문제는 갓난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 연령대별로 특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면장애는 신체, 정신, 인지 건강 전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의 문제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수면 건강을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문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재문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재문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충남의대 교수·충남대병원 신경과)는 수면건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문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벽한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갖가지  질병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지만, 만성적인 피로, 두통, 인지기능 저항 등 삶의 질 측면의 문제도 가볍지 않다. 수면장애 역시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 의료는 여러 가지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건강 증진을 위해 올바른 방발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그런 측면에서 의미있다"라며 "수면문제는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고 관리 및 치료가 가능하며, 평소에 적절히 관리하면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의 건강 관리에 수면을 항상 포함하고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대한수면연구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국민의 수면 건강을 위해 선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인의 수면동향(전진선 한림의대 교수·총무이사) ▲노인의 뇌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수면(박혜리 인제의대 교수) ▲심뇌혈관계 건강과 수면 무호흡(황경진 경희의대 교수) ▲청소년의 수면건강 및 개선 방안(이선경 차의과학대 교수) ▲주간근무자의 빛노출법(김지현 이화의대 교수·홍보이사) 등의 연제 발표가 이뤄졌다. 

전진선 교수는 '한국인의 수면동향' 주제 발제를 통해 '한국인의 수면동향 연구'(정기영 서울의대 교수 연구) 결과 최근 15년 동안 수면시간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2004년 6시간 50분(411.1 분)이던 평균 수면시간은 2019년 7시간 15분(434.5분)으로 대략 35분 이상 늘었으며, 2009년 이후 7시간 이상 수면하는 한국인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진선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 워라벨을 중시하는 사회적 문화의 변화가 수면시간 증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면시간 증가는 대부분 주말 수면시간이 반영된 결과로, 주중 취침 시각은 평균 23시 45분으로 상당히 늦게 잠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 등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시각을 늦추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적정 수면시간 확보를 위해서는 주중 취침시각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진선 교수는 "무엇보다 수면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혜리 교수는 '노인의 뇌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수면' 발제에서 고령인구 증가로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뇌건강 유지를 위해 건강한 수면이 필수 요소라고 진단했다. 수면의 주된 기능 중 하나가 기억저장이기 때문이다. 수면 중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면서 낮 동안 입력된 기억이 저장되고 정리된다. 

수면이 부족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면 중 뇌에서는 '글림프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순환체계가 활성화되면서 뇌의 독성물질 청소가 활발히 일어나는 데, 수면이 부족하면 뇌독성물질의 침착이 증가하게 되고, 치매 발생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박혜리 교수는 "노인의 숙면을 도와 뇌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낮잠, 술, 수면 전 스마트폰 사용 등을 자제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기상 습관과 주간 활동을 늘리는 것도 건강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라며 "고령에서는 다양한 수면질환이 호발하기 때문에 건강한 수면 습관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방치하지 말고 수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경진 교수는 '심뇌혈관계 건강과 수면 무호흡'에 대한 발제를 통해 수면무호흡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했다. 

수면무호흡은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위험도를 높이고 치매 역시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이 10년 이상 축적될 경우 다른 위험인자들과 독립적으로 사망률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황경진 교수는 "수면무호흡은 예방가능한 질환으로 방치하지 말고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이용되는 양압기 급여기준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황경진 교수는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처방이 급여화됐지만, 요양병원 입원시 원내 제공 양압기가 아닌 경우 요양비 중복지급으로 청구가 불가능하다. 환자들은 비급여 기준인 8만 9000원을 매달 내고 사용하거나 200만원대인 양압기를 구입해야 한다"라며 "획일화 된 순응도 통과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 30일 기준 하루 4시간씩 21일이상 이용해야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대근무자, 야간근무자, 대형트럭 운전자 등 특수 노동자들은 사용에 제약이 있다"고 토로했다. 

청소년의 수면장애에 대한 경각심도 노정했다.  

이선경 교수는 '청소년의 수면건강 및 개선 방안' 발제에서 청소년층에서도 수면장애, 지연성수면위상증후군, 주간 졸립, 수면무호흡 등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비만 청소년이 늘면서 중증수면무호흡의 경우 5세 이하에서 2.5배, 7∼12세 32배, 13∼18세 12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청소년층의 수면부족은 우울증이나 자살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선경 교수는 "청소년들의 수면건강을 위해 스크린타임을 줄이고 수면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한다"라며 "청소년에서도 적극적인 수면장애 질환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마무리에서 김지현 교수는 생체리듬연구회가 제시한 주간근무자의 빛노출법에 대해 조언했다. 

김지현 교수는 "낮에는 햇빛이나 밝은 백색인공조명의 사용을 권장하고 가능하면 창가에서 일하는 것이 좋으며, 취침 2시간전부터 밝은 빛을 피하고 집안의 조명을 어둡게 하고 국소적인 노란 조명을 사용하고 전자기기를 야간모드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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