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고독사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25 18:15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지난밤이 남기고 간

풀벌레의 사연을 들여다본다

 

고독은 폴리스라인을 치고

외로움은 정밀 감식 중이다

 

단 세 줄로 요약된 삶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유족들은 부검을 원치 않는다

 

사인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술도 떠나고 저녁도 떠나고

이제 안녕이란 말도 떠나고

번쩍 치켜든 손이 사이렌을 따라 훨훨 날아간다

 

사방은 어두워졌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머리에서 발 끝까지 술잔을 뒤집어쓴 기분

 

풀잎의 이슬을 닦아도

주머니엔 자꾸 물기가 어린다

 

고독을 쓸어 담으려면

버킷리스트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고독사 2023-03-27 10:42:31
단 세 줄로 요약된 삶,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유족들은 부검을 원치 않는다.
사인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술잔을 뒤집어 쓴 기분, 주머니엔 자꾸 물기가 어린다. 고독을 쓸어 담으려면 버킷리스트가 필요하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