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부산시간호조무사·치협·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임상병리사협 "악법 폐기"
국회·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 릴레이 시위·화요집회 "직역 갈등·부작용 양산"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이 연일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릴레이 피켓 시위와 화요집회를 열어 "민주적인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3월 20∼24일까지 릴레이 피켓 시위에는 대한병원협회·부산시간호조무사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가 참여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화요집회를 열어 이해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입법 강행을 주도했다며 야당을 규탄했다.
3월 20일 1인 시위를 펼친 박현 대한병원협회 전문위원은 "전체 보건의료직역이 협력해 국민에게 질 높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에도 특정 직역 집단의 이익만을 반영했다"면서 "타 직역의 사기 저하는 물론, 직역 간 갈등과 혼란을 야기해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3월 21일 간호법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상경한 주춘희 부산시간호조무사회장은 "간호법에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을 고졸 또는 학원 출신만 허용했다"며 위헌 문제를 짚었다. 주춘희 회장은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사 특혜법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면서 "모든 보건의료인의 처우 개선을 위해 갈등이 아닌 화합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주문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임직원 20여 명은 3월 21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반대하는 화요집회를 개최했다.
박태근 치협 회장은 결의문을 통해 "지금도 의료인들은 직업적 특성상 민사상 손해배상 이외에도 다양한 형사책임의 위험에 놓여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고, 형을 처분 받은 기간에 더해 5년까지 면허 재교부를 금지토록 한 것은 직업 수행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3월 22일에는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이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피켓을 들었다. 홍 부회장은 "간호법은 보건의료직역 간 갈등과 이견이 심각한 법안인 만큼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의료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절차조차도 빼앗아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주도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부회장은 "의료인 면허취소법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의료 업무와 관련이 전혀 없는 과실을 이유로 면허를 박탈하는 것은 의료행위 본질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박명화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부회장은 3월 23일 릴레이 1인 시위자로 나섰다. 박 부회장은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 제정은 사회적 갈등 비용을 증가시키고, 보건의료 협업 체계의 붕괴를 불러일으킨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보건의료데이터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간호법 제정안을 성토했다.
3월 24일에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송기선·김기봉 이사가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쳤다.
민주당사 앞에서 피켓을 든 송 이사는 "법을 한번 제정하면 개정이나 시행령 등을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다른 내용들을 추가해 만들 수 있다"면서 "하나를 내어 주면 둘 셋까지 내어주는 꼴이다. 결국에는 타 직역의 업무를 침탈하고, 보건의료인력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친 김기봉 이사는 "1년 동안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가 한목소리로 우려와 걱정의 이야기를 쏟아놓았음에도, 제대로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 민주당과 이제는 부모돌봄이라는 피켓으로 또 다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묻고 싶다"며 "과연 부모돌봄과 환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간호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릴레이 1인 시위·집회·궐기대회 등을 통해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등 의료악법 저지를 위한 연대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