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졸중학회 25일 공청회, 뇌졸중 집중·전문 치료를 위한 'CSC' 발표
연간 10만 명 뇌졸중…첫 방문기관서 포괄치료 받아야 사망률↓ ·예후↑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핵심 기능 '뇌졸중' 포함해야…유관학회 협력 방안 모색
연간 10만 명에 달하는 뇌졸중 환자의 사망률의 낮추고, 예후를 높이기 위해서는 '포괄적 뇌졸중센터(Comprehensive Stroke Center)'를 구축해야 한다는 전문학계의 제안이 나왔다.
대한뇌졸중학회(회장 김응규·인제의대/이사장 배희준·서울의대)는 3월 25일 서울대학교병원 이건희 홀에서 열린 '뇌졸중센터 질 관리와 포괄적 뇌졸중센터(Comprehensive Stroke Center)의 구축 및 유관학회 연대' 주제 공청회에서 급성기 뇌졸중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포괄적 뇌졸중센터(CSC)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채관 뇌졸중학회 질 향상위원장(동아대병원 신경과)은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가운데 4위로 연간 10만명 이상이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뇌졸중 안전망 확충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뇌졸중센터 구축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재관 위원장은 "뇌졸중 환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한 곳에서 뇌졸중 시술·수술·중환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뇌졸중센터 인증사업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는 대한뇌졸중학회뿐 아니라 유관학회인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KNCS)·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KSIN)·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KONES)·대한뇌혈관외과학회(KSCVS)·대한혈관외과학회(KSVS)·대한재활의학회(KARM)·대한심혈관중재학회(KSCVI) 등이 참여, 국내 뇌졸중센터 운영과 뇌졸중 진료 질 관리 성과를 살폈다. 아울러 포괄적 뇌졸중센터 구축을 위한 유관학회·전문진료과·의료계·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2023년 3월 현재 대한뇌졸중학회가 인증한 뇌졸중센터는 84곳. 이중 12곳은 뇌졸중센터(stroke center, SC)로 정맥 내 혈전용해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72곳은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thrombectomy-capable stroke center, TSC)로 혈전용해술 치료는 물론 기구를 뇌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 가능하다.
포괄적 뇌졸중센터(CSC)는 중증·복합 뇌졸중 환자가 한 곳에서 급성기 뇌졸중 치료·뇌졸중 집중치료·시술·수술·중환자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전문·중증·종합 다학제 뇌졸중센터 개념이다.
배희준 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은 "포괄적 뇌졸중센터는 1년 째 사망률을 16% 정도 낮추며, 1년 째 일상생활로 돌아갈 확률도 22% 정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전체 뇌졸중 환자의 20∼30%는 이러한 높은 수준의 전문치료가 필요한만큼 권역심뇌혈관센터의 핵심 기능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뇌졸중센터 질 관리'를 주제로 석승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KNCS) 이사장(원광의대산본병원 신경과)·박종무 한국뇌졸중등록사업위원장(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해외 stroke center QI 지표 및 quality measures(김진권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국내 뇌졸중센터 주요 QI 지표 및 사례 소개(허성혁 대한뇌졸중학회 질향상위원회 부위원장·경희대병원) ▲뇌졸중센터 코디네이터의 역할 및 활용방안(고은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뇌졸중센터 인증에서 KSR 및 core DB의 활용(정한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등을 발표했다.
패널토의는 임상혁 가톨릭의대 신경외과·박태환 대한뇌졸중학회 보험이사·구민우 시화병원 신경과·권용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백병현 전남의대 영상의학과(KSIN 총무간사) 등이 참가했다.
좌장을 맡은 석승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KNCS) 이사장은 "뇌졸중학회는 오랜 기간 뇌졸중센터 인증과 QI 활동을 통해 급성 및 중증 뇌졸중 환자를 더 잘 치료하기 위해 열정을 다해 헌신해 왔다. 하지만 과연 열정과 헌신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제도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 달라"고 격려했다.
두 번째 세션은 'CSC 설립 및 유관학회 협력 방안'을 주제로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장철훈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Stroke center 인증의 국내외 현황(안상준 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CSC statement 개발 현황 및 가안 발표(박희권 인하대병원 신경과) ▲KNCS 인증의 제도 현황(홍정호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수련이사) ▲KNCS 인증의 제도 현황(정해웅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정책이사) ▲KONES 인증의, 수련병원 인증 현황(신승훈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정책이사) ▲뇌졸중 연관 학회와의 협력(정근화 서울대병원 신경과)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패널 토의는 최석근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상임이사(경희대병원)·권준교 대한혈관외과학회(서울아산병원)·복수경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충남대병원)·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김성헌 대한뇌졸중학회 병원전단계위원장(강원대병원)·이지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순천향대병원)·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이대서울병원) 등이 참여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유관학회 관계자들은 중증·복합 뇌졸중 환자가 재 전원으로 인해 치료 시간이 지연으로 사망이나 나쁜 예후를 보이지 않도록 한 곳에서 신속히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CSC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인증의사와 의료기관을 유지하고, 병원 및 다학제 간 협력 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CSC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강보험제도와 적정한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수립·시행하는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종합계획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유관학회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적인 절차와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필수의료인 중증·응급 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를 걸지 않고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정책적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사무관은 "중증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실 지정 기준에는 응급질환별로 어떤 치료·수술·시술·입원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포함할 계획"이라며 "뇌졸중과 관련해서는 뇌졸중학회를 비롯해 유관 진료과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진들이 응급환자 중증도를 판단하는 것과 구급대가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을 통일해 환자의 중증도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이송 지침을 만들 것"이라면서 "지정기준과 지침을 만들 때 협의체를 운영해 전문진료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중증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관한 고민도 토로했다.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심뇌혈관센터)는 "강릉지역은 응급 심혈관과 심근경색 환자를 시술할 수 있는 전문의가 현재 부재한 상태다. 중재 시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있지만 인원이 적고, 병원에서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영동지방 환자들이 강릉에서 치료를 못받아 헬기를 타고 원주까지 이송하는 상황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충기 교수는 "헌신하는 의사가 임계점을 넘어가는 순간, 손을 놓을 수 밖는 상황에 직면한다. 다른 분야도 다 마찬가지"라면서 "적정한 근무 시간에, 적절한 의료자원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에 관해 우선순위에 올려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의사 개인의 '헌신'만으로 버틸 수 없는 지역의료의 현실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