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6-20 20:18 (목)
'의사' 없이 진행된 지역 보건소장 임용 토론회…의도적 패싱?

'의사' 없이 진행된 지역 보건소장 임용 토론회…의도적 패싱?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3.03.28 13:20
  • 댓글 2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이연 홍보이사 "지역 주민 안전 위해 의사가 보건소장 역할해야"
우봉식 소장 "사무장 보건소 조장…의사 지원할 수 있는 환경 마련돼야"
지난 2월 비의사 보건소장 임용법 보건복지위 제2법안소위 계류

ⓒ의협신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3월 28일 대한간호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협회와 함께 '지역 보건소장 임용 실태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간호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이 모여 지역 보건소장의 의사 우선 임용 원칙 조항 폐지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해당 논의는 당사자인 의사 직군을 제외하고 진행되면서 의도적 패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료계는 지역 주민 건강을 위해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약사 출신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3월 28일 대한간호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협회와 함께 '지역 보건소장 임용 실태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서정숙 의원은 지난해 9월 보건소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인 보건소장의 자격요건으로서, 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 면허가 있는 사람과 약사 등 보건 관련 전문인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동수 교수(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는 '보건소장 임용 실태 및 의사 우선 임용조항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보건소장 의사 임용 조항의 문제점으로 ▲평등권의 문제 ▲조항과 현실 적용 괴리의 문제 ▲지역 의료 공백의 문제 ▲감염병 대응의 문제 ▲보건소장 임무 변화 대응의 문제 등읖 짚었다. 

김 교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보건소장의 의사 우선 임용 규정이 평등권을 위반하므로 개정을 권고했다"며 "현행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은 평등권을 위배할 뿐만 아니라 비감염성 질환(만성질환) 중심인 보건소의 변화된 기능을 반영하지 못해 모든 의료인 및 약사 등의 의료직군 자격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왕영애 전 오산시보건소장은 '보건소장직과 지역보건의료 공백'을 주제로 발표했다. 왕영애 전 보건소장은 약사 출신으로 약무 직렬 공무원으로 시작해 보건소장으로 임명됐다.

왕영애 전 소장은 "보건소장은 평시 진료보다 예방과 교육, 행정 및 통계에 큰 비중을 두고 직무를 수행하고 감염병 하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방역지침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휘 감독 역량과 보건의료 협력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강조된다"며 "지방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의사 직능의 보건소장 지원율 저하에서 비롯된 지역보건 의료 공백을 다양한 보건의료직능이 메꿔가고 있다. 열악한 지방의 보건의료 여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보건소장 우선 임용 직능확대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지난 2월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비의사 보건소장 임용과 관련해 논의한 바 있다"며 "당시 의료취약지에는 의사가 하나도 없어 우선 임용원칙 규정을 유지하되 처우 개선을 고민하는 안과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보건소장 임명 직역을 확대해야한다는 안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취약지의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 내용과 지자체 의견수렴이 완료되면 보건복지위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보건소장의 직접 당사자인 의사 직군을 제외하고 진행된 토론회를 비판하며,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위해 비의사의 보건소장 임명은 안 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해당 토론회 진행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참석 요청을 받은적 없다. 당사자인 의사를 빼고 조용히 진행하는 토론회의 목적에 의문이 든다"며 "국민은 미충족 보건의료를 받아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역보건의료의 국가적·정책적 명백한 효과에 도달해야하는 보건소장의 역할은 현대의학에 근거한 의료를 포괄적, 최종적으로 수준 높게 제공할 수 있는 의사가 우선 임용돼야 안전하고 공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비의사 보건소장 임용과 관련해 '사무장 보건소'라고 꼬집었다.

우봉식 소장은 "행정만 아는 사람이 보건의료를 지시할 수 없다"며 "그게 사무장병원과 뭐가 다른가. 비의사가 보건소장으로 임용된다면 그 보건소는 '사무장 보건소'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건소장 의사 우선 임용 조항은 의사를 위한 것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다. 보건소장의 자리를 두고 직역 간의 형평성이나 평등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관점이 잘못됐다"며 "의사 우선 임용 원칙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의사 지원자가 없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보건소장 자리는 지자체장에 따라 운명을 달리하는 등 전문성이 제대로 보장이 되지 않아 의사가 지원을 안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