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면허취소법 4월 본회의 상정 예고…들끓는 의료계

간호법·면허취소법 4월 본회의 상정 예고…들끓는 의료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3.04.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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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사대표자들, 4월 2일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거부권 행사" 호소
의협 비대위-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전국 집회 및 파업 찬반 투표 예고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전국의사대표자 200여명이 4월 2일 오후 5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국회 본회의에서 오는 4월 13일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상정이 예고된 가운데, 전국의사대표자들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두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두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호소하고, 의협 비대위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전국 집회 개최 및 파업을 위한 전회원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대표자 200여명은 4월 2일 오후 2시 의협회관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회의가 끝난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또 오후 5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악법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의사대표자회의 개회사에서 박명하 의협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월 30일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수정안을 만들어 오는 4월 1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일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비대위 기자회견에서 나는 법안 통과 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단식투쟁과 중앙에서의 전국 집회, 그리고 대통령 재가 시 13연대 보건복지의료연대 집단 파업을 위한 전회원 투표 등의 투쟁로드맵을 발표했다"며 강력 투쟁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왼쪽부터) 박명하 의협 비대위원장, 이필수 의협회장,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박명하 위원장은 "오늘로 21일째 국회 앞 철야농성을 이어가며 오직 악법 저지만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며 "오는 4월 16일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의 3만명 전국집회 성공을 위해 오늘 모인 전국의사대표자들께서 힘을 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대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참여로 함께 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10여 일간 우리의 모든 투쟁 역량과 협상력을 총동원해 악법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도 격려사에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의 내용적·절차적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에도, 기어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이 참담한 상황을 더 이상 진료실에서만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전국의사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의료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국민을 위협할 의료악법인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지난 3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4월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가 진행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어렵고 고된 투쟁의 연속이지만, 우리의 결집은 계속돼야 한다. 조금만 더 힘을 모아주실 것 바란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필수 회장은 "그간 의협을 비롯한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줄곧 주장해왔듯이 간호법은 오직 간호사의 이익만을 대변한다. 의료법 체계 하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기능해온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무너뜨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악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의료인 면허취소법은 범죄의 종류와 상관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어,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박탈한다. 이 법안을 중범죄가 아니라 단순 과실까지 적용한다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전국의사대표자들이 회의에 앞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폐기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필수 회장은 "의협은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내포한 이러한 문제점의 심각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의협 비대위와 함께 궐기대회, 국회와 민주당사 앞 1인 시위 등 지속적·조직적인 활동을 통해 의료악법의 부당함을 국회와 정부 등에 전달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을 부모돌봄법이라고 포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부모돌봄법이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지역사회까지 업무영역을 확장하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간호협회는 의협을 비롯한 보건복지의료단체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의협에 토론을 제안했다"고 꼬집었다.

이필수 회장은 "의협은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지난 3월 30일 오전 11시부터 '간호단독법·면허박탈법 저지 13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해 만약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단식 투쟁은 물론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임을 선언했다"며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간호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야합으로 인한 의료 분열이 현실화하고 있다. 또한 사회는 집단적으로 의사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소중한 면허를 가벼이 여기며 회원으로부터 앗아가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전국의사대표자들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그러면서 "지난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두 악법 저지를 위해 만든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국적으로 시행한 더불어민주당 규탄 집회와 국회 앞 철야농성, 위원장의 단식을 통해 법안 저지를 위한 갖은 노력에도 악법 제정은 절체절명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회원이 비대위에 기대하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악법 저지를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고 이것이 진정으로 회원의 권익을 위한 길이라 판단한다면, 과감한 결단을 통해 회원을 이끌어야 한다. 멈칫거리거나 좌고우면해 실기하면 회원의 권익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반드시 비대위의 임무를 완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성민 의장은 "대의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에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위임했다.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오직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여 준다면, 대의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신뢰하고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진정한 봄을 맞이하고 자기 소임을 다하는 그날을 위해 투쟁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투쟁해야 할 것이다. 전국의사대표자로서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에 나서라면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야 한다"고 대표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는 비대위 활동 경과 보고(분과별) 및 투쟁방안을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전국의사대표자회의가 끝난 오후 4시부터 대표자들은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시민들에게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문제점을 적극 알리고, 법안 강행처리를 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행을 비판했다. [사진=이정환 기자]ⓒ의협신문

전국의사대표자회의가 끝난 오후 4시부터 대표자들은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시민들에게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문제점을 적극 알리고, 법안 강행처리를 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행을 규탄했다.

오후 5시부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박명하 의협 비대위원장은 '의협 전국의사대표자 일동'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악법 추진으로 인해 국민에 미칠 악영향을 정치권에 분명하게 경고하며, 이 모든 책임은 법 제정을 주도한 간호협회와 더불어민주당에 귀결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법안이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고, 간호법과 면허박탈법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더욱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의사협회 각 지역, 직역 및 산하단체장과 임원 그리고 비상대책위원 등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 저지에 관해 깊이 논의한 결과 ▲비상대책위원회의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참할 것을 결의한다 ▲간호법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할 악법으로 간호법 수정 법안의 발의나 협의는 전적으로 배격하고 법안 폐기를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면허박탈법 역시 위헌 가능성이 크고 특정 직역에 대한 과잉 입법이므로, 법안 폐기를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비상대책위원회가 투쟁 수단으로 결정한 결의대회, 집회 등에 소속 회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다짐하고 악법 저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총파업이 결정된다면, 망설임 없이 함께 할 것을 결의한다 ▲보건복지의료연대의 거듭된 경고에도 국회가 끝내 악법의 강행 처리에 나선다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와 14만 회원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으로 최후의 결단을 주저 없이 결행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필수 의협회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원장 등이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날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모든 보건의료직역이 반대하는 간호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잘못이고,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법안은 문제가 많다"며 "의협은 의협 비대위,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회원들과 함께 악법을 강력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태연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회 부위원장은 "간호법안은 진정 민생법안인가"라고 되물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꼭 통과시켜야만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규석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회 부위원장도 "간호사가 의사행세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악법을 강행처리한 야당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투표로 반드시 심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가 끝난 후에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원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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