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상 난임률 38%, 고령·과체중도 원인…심리·신체 치료비 지원해야
한정열 일산백병원 한정열 교수팀, 2,274명 분석결과 CEOG 국제학술지 발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의 20%는 난임(infertility)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열 인제의대 교수팀(일산백병원 산부인과)이 2019년 5∼11월까지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 지원사업에 참여한 20∼45세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19.48%(443명)에서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난임 경험 여성의 72.2%(320명)는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임신을 하지 못한 일차성 난임으로, 27.8%(123명)는 인공유산·자연유산 등을 경험한 이차성 난임으로 조사됐다.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난임 위험이 4.1배 높았다. 체질량 지수 23kg/㎡ 이상인 과체중 여성은 이하 여성보다 난임 위험도가 1.56배, 35세 이상인 여성은 이하 여성보다 1.08배 난임 위험이 높았다.
인공유산 비율은 난임 그룹(7.7%)이 비난임그룹(1.8%) 보다 5.9%포인트 높았다. 자연유산도 난임 그룹(7.4%)이 비난임 그룹(4.3%)보다 3.1%포인트 높았다. 난임 그룹 평균 나이는 33.2세로 비난임 그룹(31.9세)보다 1.3세 더 높았다.
연령대별 난임률은 ▲30세 미만 14.2% ▲30∼34세 17.4% ▲35∼39세 28.8% ▲40세 이상 37.9%로 조사돼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했다.
체질량 지수도 난임 그룹(21.5kg/㎡)이 비난임 그룹(20.9kg/㎡)보다 높았다.
임신 준비 과정에서 가장 걱정되는 고민으로는 ▲기형·장애(24.9%) ▲난임(20.9%) ▲부부 건강 및 질병(18.8%) ▲고령화(16.9%) ▲스트레스(7.6%) ▲육아(5.5%) 등을 꼽았다.
한정율 교수는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자궁 내막 손상으로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감염·자궁 유착 등 신체적인 요인과 함께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해 난임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과체중도 중요한 난임 원인"이라고 지적한 한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난자의 근원이 되는 난모세포 수가 감소하고, 난자의 질도 떨어져 유산율과 염색체 이상 비율도 올라간다"며 "과체중도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배란 장애나 난모 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난임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0.37%씩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는 전 세계 난임 유병률을 약 15%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여성 난임 환자는 2017년 14만 6,235명에서 2021년 16만 2,938명으로 11.4% 증가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방문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난임 치료율'은 20%에 불과하다.
한 교수는 "난임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사회·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심리적 지원과 난임 치료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캐나다에서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