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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병 환자의 간절한 꿈…"장기여행"
파브리병 환자의 간절한 꿈…"장기여행"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4.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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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코리아 설문결과…경구용 치료제 1차 전환 시급 
유전 질환 부정적 인식·평생 치료 심리적 부담 시달려
유전·희귀 질환 사회적 인식 개선…치료 접근성 높여야

파브리병 환자들은 유전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평생 치료의 심리적 부담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치료제의 1차 치료제 전환도 절실하게 원했다. 세계에서 파브리병 경구용 치료제를 2차 치료제로 규정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의 선천성대사이상으로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유전병으로 환자들은 치료의 어려움뿐 아니라 유전 질환에 대한 죄책감이나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다.

파브리병 환우회인 '파브리코리아'가 4월 파브리병 인식의 달을 맞아 '파브리병 치료 현황과 질환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파브리병 진단과 치료 현황,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고 파브리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환우와 가족 총 58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파브리병 환우와 가족 중 95%가 '유전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평생 치료의 심리적 부담'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었다.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67%)는 응답이 많았으며, '약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28%)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파브리병 치료로 인해 일상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는 '병원 방문 등 치료를 위한 시간 투자'(61%)였다. 응답자 대부분이 '한달에 2번 병원에 방문'(65%)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문 주기로는 '최소 1개월 간격'(39%), '2개월 간격'(36%)을 꼽았다. 

파브리병 치료는 효소대체요법(ERT)과 경구용 치료제 복용이 있다. 주사 투여 방식인 효소대체요법을 위해서는 2주에 1번 병원에 방문해야 하며 경구용 치료제는 60일에 1번 병원에 방문해 처방받아야 한다. 

파브리병 증상 발현 후 치료까지는 평균 15.5년이 소요됐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만 20세 이전 증상 발현'(58%), '만 40세 이후 치료 시작'(59%)이라고 답했다. 

파브리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합병증 발생 감소'(43%)였으며, '일상생활 유지'(28%), '통증 감소'(17%) 등이 뒤를 이었다. 

파브리병 환자 70%는 '동반 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동반 질환으로는 심장질환(32%), 신장질환(20%), 안과질환(6%) 등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치료 방식으로 '경구제'(89%)를 꼽았다. 주사제(8%) 선호비율은 낮았다. 

응답자 가운데 17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로는 '보험 급여 규정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41%)이 가장 많았다. 

파브리병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대다수가 '심각한 증상 발생 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기준'(81%)을 꼽았다. 

국내 파브리병 치료제의 보험급여 조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문턱이 높다.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의 보험 급여가 2차 치료제로 허용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 호주에서도 2차 치료제였으나 지난 4월 7일 급여 기준이 확대되며 1차 치료제로 허용됐다.

파브리코리아는 "이번 설문 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74%가 치료에 제약이 없다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장기여행'을 꼽았다. 통증도 문제지만,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해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치료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고 병을 숨기지 않고 치료를 받으려는 환우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전질환과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무엇보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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