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담도질환 느는 데 의사는 줄고 있다

췌장·담도질환 느는 데 의사는 줄고 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4.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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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수술 수가 쌍꺼풀수술 수준…중증도·고난도 비해 보상 턱없어
인구 고령화·식이습관 변화 영향 췌장암 급증…고위험군 선별검사 필요
췌장담도학회 4월 21~22일 국제학술대회…28개국 600명 참석·초록 232편 접수

대한췌장담도학회는 4월 21∼22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Pancreatobiliary Meeting 2023·IPBM 2023)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IPBM 2023 학술 프로그램과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대한췌장담도학회는 4월 21∼22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Pancreatobiliary Meeting 2023·IPBM 2023)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IPBM 2023 학술 프로그램과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췌장·담도 질환이 늘고 있다. 고령화와 식이습관 변화에 따른 양상이다. 소화기 분야의 트렌드도 상부위장관에서 췌장·담도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췌장·담도 분야의 의료진 수준을 미국·유럽·일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생존율·치료율 성적도 좋고 연구실적도 많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표적·면역치료제는 담도암의 경우 급여가 일부 인정되는데 췌장암은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엄청난 치료제 비용에도 검사도 모두 본인 부담이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시행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초음파내시경 역시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 게다가 췌장암 수술 수가는 쌍꺼풀수술 수준이다. 췌장암 환자는 갈수록 느는 데 췌장담도 의사는 점점 줄어드는 까닭이다.

대한췌장담도학회는 4월 21∼22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Pancreatobiliary Meeting 2023·IPBM 2023)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IPBM 2023 학술 프로그램과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기자간담회에는 이진 이사장(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고동희 총무이사(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준규 국제협력TF팀장(동국의대 교수·동국대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등이 참석했다.

IPBM 2023에는 28개국에서 600여 명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석했으며, 27개국에서 제출된 232편의 초록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Plenary Session과 6개 Free Paper 세션에서 구연·E-poster 발표를 진행한다. 

이진 이사장은 "인구 고령화와 식이습관 변화 등의 영향으로 소화기 분야 트렌드 역시 바뀌고 있다. 담석질환, 악성질환이 늘고 있다. 췌장 관련 염증 질환도 급증 추세"라며 "췌장암은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민의 영양 상태가 달라지면서 췌장담도 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담도 질환 역시 증가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췌장담도학회는 아시아지역 췌장담도 분야 허브로서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췌장과 담도를 함께 연구하는 학회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준규 국제협력TF팀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유럽·일본의 학회들은 전통적으로 담도학회와 췌장학회가 분리돼 있다. 내시경이 개발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학회이기 때문"이라며 "대한췌장담도학회는 ERCP(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 내시경 시술이 대중화될 무렵 만들어졌다. 세계 학회 중 유일하게 췌장과 담도 질환을 함께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기기 회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고동희 총무이사는 "내시경 시술 관련 장비를 만드는 국내 회사가 다수 있다. 췌장스텐트만해도 10여개 회사에 이르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에 이른다. 췌장담도학회와 함께 동반성장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라며 "아시아권에서는 라이브 시술에 관심이 많다. 시연 때 국산 제품을 쓰면서 자연히 알리게 된다. 췌담도질환 내시경 기구가 개발되면 학회를 통해 알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내시경 시술이 낯선 주니어 닥터들에게 직접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Experience Zone'을 운영한다. 8개 회상제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보통 70∼75세에 발병한다. 인구 고령화가 췌장암 발병의 가장 원인이 되는 이유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발병 연령이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췌장암이 적게 나타났다.

이진 이사장은 "4∼5년 전만 해도 췌장암의 연간 발생 건수는 5000∼6000건이었는데, 지난해에 8000건에 육박했다. 올해는 1만 2000∼3000건까지 이를 전망"이라며 "치료성적은 좋지 않다. 5년 생존율이 10%미만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치료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생존율은 크게 차이난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힘든 수술이지만 수가는 낮다. 췌장담도 의사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이진 이사장은 "중증도가 높은 질환일수록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췌장암 수술에는 8∼12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집도한 의사들은 수술 후 며칠은 환자 걱정에 잠도 편히 못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술 비용은 쌍꺼풀수술과 같다. 자괴감이 든다"라며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미래에 후배들이 힘들면서 보상도 적은 이런 질환을 맡으려고 할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췌장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준규 국제협력TF팀장은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췌장낭성종양이 있을 경우 양성이자만 향후 악성화하면서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만성췌장염도 암 발생 위험이 10배이상 높다"라며 "담석증은 전통적으로 수술로 치료한다.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로 치료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 이사장은 "내시경 치료에서 ERCP에서 과거에 접근하기 어려운 담도배액술이 시행된다. 최근 초음파내시경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지금까지 힘들었던 분야들에 접근하고 있다. 췌장암 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신기술들이 모색되고 있다"라며 "최근 여러가지 타입의 항암제가 등장하고 있다. 어떤 게 훌륭한 선택이 될지에 대해 임상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췌장담도학회는 지난 2015년 제1차 국제학술대회를 'IC-KPBA' 이름으로 시작해 격년으로 개최해왔으며, 매회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통해 세계 수준의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부터는 대회명칭을 IPBM으로 변경하고 연례 학술대회로 변경하고, 췌장·담도 분야의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전문 국제학술대회로서 아시아권 허브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Live Demonstration ▲Symposium ▲Special Lecture ▲Plenary & Free Paper Session ▲Luncheon & Satellite Symposium ▲Product theater ▲Research Meeting 등이로 구성됐으며, 담도, 췌장, 종양, EUS 신의료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주제의 강연과 새 연구결과, 최신 의료 기술 등이 공개된다. 
 
'Experience Zone'(체험존)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췌장 담도 시술에 사용되는 기기 및 최신 부속기구에 대해 참가자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과 기기를 마련했다. 8개 회사가 참여하는 이번 체험형 프로그램에는 200여명이 사전등록해 이틀동안 흥미로운 실습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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