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엔 늘 예민했다
우월감과 열등감은 모두 실패한 징후이다
화창한 날은 오래 가지 않았다
새순이 돋는 보랏빛 꿈이 두려웠다
불면과 우울이
수척해진 빗방울과 눈을 맞춘다
어떤 믿음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지만
어떤 믿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믿음을 지탱하는 유일한 도구는 망상뿐
사라진 기억이 되돌아왔다
불안이 활력징후처럼 펄럭였다
갑자기 변심한 날씨 탓이었다
진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감정의 기복을 피해 입원날짜를 하루 연기했다
여름으로 가득 찬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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