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득 찬 겨울
여름으로 가득 찬 겨울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27 06:00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이름을 잃어버린 꽃들이

숲 속 여기저기서 팡팡 터진다

 

알츠하이머파킨슨병뇌졸중조현병뇌전증……

 

병이란 병은 모두 모여

비슷비슷하게 꽃을 피운다

 

봄은 무심하고 여름은 살랑거린다

기억은 요동치고 망상의 빛깔은 더욱 짙어진다

 

병명은 사라진 지 오래

생로병사는 지문처럼 희미하다

 

벌과 나비는 계절에 섞여 소용돌이 치고

 

생의 마지막 순간들이

몸 속 깊은 꽃을 캐느라 분주하다

 

이미 시든 꽃들이 미소 지을 때마다

섬망의 꽃잎 하나씩 추가된다

 

빵 터지는 오케스트라처럼

가끔 터져 나오는 청춘의 공갈빵들

 

괜찮아, 사랑이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름으로 2023-05-27 06:45:01
요양원에 죽음과 고통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곳에도 밤낮이 있고 사계절이 존재한다.그곳에도 시기와 질투와 욕망이 혼재한다. 봄은 무심하고 여름은 살랑거린다. 기억은 요동치고 망상의 빛깔은 더욱 짙어진다. 생의 마지막 순간들이 몸 속 깊은 꽃을 캐느라 분주하다. 벌과 나비는 계절에 섞여 소용돌이 치고....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